남태평양에 위치한 칠레령 이스터섬에서 산불이 나 ‘모아이 석상’ 여러 개가 훼손됐다.
칠레 당국에 따르면 지난 3일 이스터섬에서 화재가 발생해 100㏊에 달하는 면적이 불에 탔으며 특히 모아이 석상이 있는 유네스코(UNESCO) 지정 세계문화유산, 라파누이 국립공원이 큰 피해를 봤다.
라파누이 국립공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담당자를 인용, 이번 산불로 수백 개의 모아이 석상이 까맣게 그을렸으며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도 원상복구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특히 석상을 만들던 채석장인 ‘라노 라라쿠’ 주변에 있는 석상들은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칠레 당국은 이번 산불이 관광객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2년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됐던 이스터섬은 지난 8월 5일 관광을 재개했다.
이스터섬 시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라파누이의 모든 화재는 인간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며 “화재로 인한 피해를 돌이킬 수가 없다. 수백만 유로나 달러를 들인다고 해도 석상에 생긴 균열은 복구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탄식했다.
모아이 석상은 11~17세기 이스터섬에 살았던 라파누이족에 의해 만들어진 부족의 수호신이다. 이곳에는 1000여 개의 석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가장 큰 것은 높이가 10m가 넘는다.
이스터섬은 모아이 석상을 통한 관광객 유치를 주요 수입원으로 삼는데, 하루 2회의 비행편을 통해 매년 약 16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한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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