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6일(현지시간)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에 대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7차 핵실험까지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수순대로 가면 의미 있는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이사장은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과 동아시아재단이 개최한 세미나에서 “과거 북한은 7차 핵실험을 하면 그 위기가 새로운 대화와 협상으로 이뤄지리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이것이 매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 의도를 주의 깊게 살피고 읽어야 하며, 진행 중인 악순환을 끊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정책협의단 일원으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과 국무부 고위급 인사들과 회담했던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새로운 한국을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과거에는) 북한이 계속 도발하고 위기를 조성하면 한국 정부는 통상 손을 내밀고 대화하자고 했다”며 “(이제는) 그렇게 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비핵화 문제와 다른 평화적 조치를 다루기 위해 대화에 응하는 결정을 내리기를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미동맹의 지속적 강화와 (한미일) 3자 협력 강화라는 반대의 결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박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 우선순위를 좀 더 올려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견제에도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위기 단계까지 가야 북한과 협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위기의 전반부에 있으며 아직 대화를 끌어낼 정도까지 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보조금 차별이 한미 관계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미국이 빨리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 교수는 “(미국 11월) 중간선거가 끝나면 조치가 있기를 기대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국에서 좌절감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희 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도 “(IRA가) 한미 양자 협력을 훼손한다”며 “이(IRA) 문제를 상호가 만족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루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전 본부장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칩(Chip)4’ 등을 언급하며 “이런 일은 하룻밤에 이뤄지지 않는다”며 “칩4나 다른 기술 동맹에 합류했을 때 신뢰가 없다면 어떻게 중국의 보복을 극복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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