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등의 여파로 치솟았던 세계식량가격이 6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다만 러-우 확전 가능성으로 인해 곡물 가격지수는 소폭 상승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이하 FAO)가 발표한 2022년 9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137.9포인트) 대비 1.1% 하락한 136.3포인트를 기록해 6개월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로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품목군별로 보면 지난달 곡물 가격지수는 8월(145.6포인트) 대비 1.5% 상승한 147.8포인트를 기록했다.
국제 밀 가격은 흑해 곡물 수출협의체(Black Sea Grain Initiative)의 11월 이후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돼 상승했다. 아르헨티나와 미국의 건조 기후, 유럽연합의 높은 수요도 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옥수수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공급량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미 달러화의 강세로 가격 변동이 미미했다. 쌀은 인도의 수출 제한 정책 및 파키스탄의 대홍수 영향에 따라 인디카 종을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으나, 수요가 저조해 상승 폭은 크지 않았다.
유지류는 전월(163.3포인트) 대비 6.6% 하락한 152.6포인트를 기록했다. 팜유는 높은 재고량 및 계절적 요인에 따른 동남아시아 지역 산출량 증가 영향으로 가격 하락세를 유지했다. 대두유는 아르헨티나의 수출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가격이 하락했다.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지역의 수출 증가와 수입 수요 저조로 인해 가격이 하락했고, 유채씨유는 생산량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떨어졌다.
육류의 경우, 전월(122.0포인트) 대비 0.5% 하락한 121.4포인트를 기록했다. 소고기는 브라질의 수출 가능 물량이 확대되고, 일부 생산국가에서 가축 처분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떨어졌다. 가금육은 주요국의 조류 인플루엔자 발생에 따른 수출 공급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입 수요가 부진해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돼지고기는 유럽연합의 도축 가능 물량 공급 부족 상황이 반영되면서 가격 상승세가 지속됐다.
유제품은 142.5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월(143.4포인트) 대비 0.6% 하락한 값이다. 미 달러화 대비 유로화 약세의 영향으로 모든 유제품 품목 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또 유럽 지역에서 우유 생산량 저조 및 에너지 비용 상승, 노동력 부족에 따라 시장 불확실성이 우려되는 점, 세계 경제 성장이 더딜 것으로 전망된 점도 유제품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설탕은 전월(110.5포인트) 대비 0.7% 하락한 109.7포인트를 기록했다.
FAO는 올새 세계 곡물 생산량 전망치를 기존 276억8400만톤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전년 대비 1.7%(4만6700만톤) 감소한 규모다.
농식품부는 “주요 곡물 국제가격은 6월 이후 상대적으로 안정 상황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긴장 고조, 유럽 및 미국 등 주요 수출국의 기상 악화로 9월 이후 밀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그 외 옥수수는 보합, 대두는 약보합 상황을 보이고 있다”면서 “4분기 국제곡물 가격은 3분기 대비 (약)보합 상황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이어 “러-우 사태 추이, 라니냐 등의 기상 상황이 가격 변동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해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부처와 협력해 물가 관리를 위한 조치를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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