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위기속… 정유사 노조 파업에 佛 주유대란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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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고통 임금 인상을” 파업 선언
주유소마다 긴 줄… 몇시간 기다려
英총리, 에너지 절약운동 제동 논란

“기름 넣기 힘드네”… 佛주유소 앞 줄지어선 차량들 7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프랑스 주요 
정유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휘발유 공급 감소에 따른 주유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는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생활비가 치솟았다며 임금 및 최저 연금 상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릴=AP 뉴시스
“기름 넣기 힘드네”… 佛주유소 앞 줄지어선 차량들 7일(현지 시간) 프랑스 북부 릴의 한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원유와 천연가스 부족이 심각한 가운데 지난달부터 프랑스 주요 정유 노조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하자 휘발유 공급 감소에 따른 주유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노조는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급등으로 생활비가 치솟았다며 임금 및 최저 연금 상향 등을 요구하고 있다. 릴=AP 뉴시스
7일(현지 시간) 프랑스 수도 파리 교외의 한 주유소에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들이 몰리면서 수백 m의 긴 줄이 만들어졌다. 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현지 방송 ‘프랑스24’에 “벌써 한 시간을 기다렸는데 줄이 줄어들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여성 운전자는 “건너편 주유소에 갔더니 남은 기름이 없다고 해서 이리로 왔다. 여기서 또 기다리는 중”이라고 하소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전 유럽이 에너지 부족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최근 프랑스에서는 정유 노조의 파업까지 겹쳐 역대급 주유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토탈에너지, 미국 엑손모빌 등 국내외 유명 정유사 노조가 “물가 인상을 견딜 수 없다. 임금을 올려 달라”며 파업을 선언하자 그 여파가 물류체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날까지 토탈이 운용하는 북부 노르망디 주유소, 엑손모빌이 운영하는 북부 센마리팀주와 남부 부슈뒤론의 정유 공장 등 3곳이 문을 닫았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토탈이 운영하는 프랑스 내 주유소 3500개 중 3분의 1은 현재 연료가 부족한 상태다. 교통부 역시 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주유소가 전체 주유소의 최소 19%라고 공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겁먹지 말라”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전략비축유 방출, 벨기에 등 인접국에서의 기름 대여 등을 통해 상황을 타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에너지 위기 와중에 주유 대란까지 발생하자 시민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이웃 영국에서는 ‘작은 정부’를 신봉하는 리즈 트러스 총리가 산업부가 추진하던 에너지 절약운동을 무산시켰다는 논란으로 시끌시끌하다. BBC는 6일 총리실의 반대로 산업부의 에너지 절약 운동 계획이 무산됐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에너지 부족으로 올겨울 매일 약 3시간의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외출 시 난방 끄기, 보일러 온도 낮추기 등 일상생활에서 에너지 절약 실천 요령을 홍보하는 약 1500만 파운드(약 237억 원) 규모의 사업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평소 국가가 개개인의 선택에 간섭하는 ‘보모 국가(nanny state)’에 부정적이던 트러스 총리가 이 안에 제동을 걸었다는 것이다.

#주유대란#주유소#정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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