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강도에 맞서다 숨져…LA 한인 추모 촛불집회 열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0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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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7 방송 영상 캡처
ABC7 방송 영상 캡처
“그는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어요. 그의 희생을 평생 기억할 겁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자바시장)의 한 가발가게 앞에 촛불을 든 시민 수십 명이 모여 들었다. 가게 앞에는 2인조 강도에 맞서 싸우다 살해당한 한인 업주 이두영 씨(56)의 사진이 놓여 있었다. 9일 LA 지역방송 ABC7 등에 따르면 자바시장에서 20년가량 가발가게를 운영해 온 이 씨는 1일 자신의 가게에서 가발을 훔친 17세 남녀 강도 2명을 막아세우려다 이들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동료 상인과 이웃들은 이 씨에게 전부나 다름없었던 가게 앞에 모여 그의 마지막을 추모했다. 모임에 참석한 상인 위즈맨 캥가바리 씨는 “나는 이 씨에게 ‘누군가 물건을 훔치려 한다면 그냥 내버려두라’고 항상 말했다. 그러면 이 씨는 ‘아니다. 만약 그들이 내 가게에서 물건을 훔치고도 무사하다면 다음엔 다른 가게에서도 계속 훔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는 “토미(이 씨)가 우리를 위해 한 일을 보지 않았나. 우리는 강인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며 “그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했다. 알레한드라 무로디아즈는 “이씨의 미소와 마음, 용기가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 있는 유일한 유족인 딸 채린 씨는 장례비용 등을 마련하기 위해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 모금 페이지를 개설했다. 현재까지 모금액은 목표치 5만 달러를 넘겨 약 8만 9000달러가 모였다. 채린 씨는 모금 페이지에 이런 추모 글을 남겼다.

‘아버지는 지난해에도 가게에 든 강도와 맞서 싸우다 다친 적이 있다. 내가 위험하다고 매번 말려도 아버지는 (강도를) 방관하지 않았다. (사건 후) 아버지 가게를 찾아온 이웃들은 아버지가 다른 범죄 피해가 늘어날까봐 우리 모두를 걱정해 강도와 싸웠다면서 울었다.’

이 씨를 강도 살해한 2인조 강도는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됐다. LA 카운티 검찰은 5일 17세 남성과 17세 여성을 각각 1급 살인 및 2급 강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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