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본토와 크름반도를 잇는 케르치대교에 대한 공격을 우크라이나 정보기관에 의한 테러 공격으로 규정한 다음날인 10일 오전(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전국의 주요도시를 100발 가까운 미사일로 집중 공격했다. 이날 공격은 지난 2월 침공한 이래 민간인과 주요 기반시설에 대한 최대 규모의 공격이다.
외신들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격당한 적이 없던 수도 키이우 중심부 셰우첸키우 지역의 공원과 대학교가 미사일 공격으로 크게 파괴됐으며 최소 5명이 숨지고 24명 이상이 부상했다. 키이우에 대한 공격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며 정부 청사와 외국 공관들이 즐비한 중심지역에 대한 공격은 처음이다.
이날 공습은 우크라이나 전역에 4시간 이상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린 끝이 이뤄졌으며 키이우 외에도 서부 대도시 르이우와 흐멜니츠키, 테르노필, 산업 중심 도시 드니프로, 동북부 대도시 하르키우, 남부 대도시 오데사와 미콜라이우 등 전국의 주요도시 10곳 이상이 공격당했다. 러시아는 전날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장악한 자포리지 아파트 건물을 공격해 13명이 숨지고 60명 이상이 부상했다.
발레리 잘루즈니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러시아군이 7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중 41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전력 공급망을 파괴하는데 초점을 맞춘 듯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겨울을 앞두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공급망을 마비시키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고위당국자 키릴로 티모셴코는 러시아의 공격이 전국의 12곳 에너지 시설을 노린 것이 “말할 것도 없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 전국의 정전 발생으로 인터넷망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일부 지역의 경우 정상 수준의 4분의 1 정도만 가동되고 있다고 인터넷 모니터 기관인 넷블록스가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아침 화상 연설에서 “오늘 아침은 힘들다”면서 러시아가 에너지 시설 12곳을 공격했다면서 “러시아는 공포와 혼란을 바란다. 우리 에너지 시스템을 파괴하려 한다. 그들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서부 대도시 르이우의 “핵심 인프라 시설”이 공격당해 정전과 온수 공급이 중단됐다고 안드리 사도비 르이우 시장이 밝혔다. 이밖에도 흐멜니츠키, 지토미르, 하르키우도 공격당해 정전이 발생하고 중앙난방이 끊겼다.
로베르타 메촐라 유럽의회 의장은 트위터에서 키이우 공격이 “끔찍하다. 다시 한 번 우리가 마주하는 체재가 무차별적 공격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린이들에게까지 공포와 죽음을 강요하는 체제를”이라고 썼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TV에 등장했으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신임 주지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징집과정을 점검하고 “가족들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푸틴은 이날 오후 다시 TV 연설이 예정돼 있다.
한편 러시아 수사기관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이 이날 러시아내 벨고로트와 쿠르스크를 포격했다고 밝혔. 그러나 공격 사실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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