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총재가 동시에 “세계 경제 침체 위험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통화 가치 하락과 부채 위기를 겪고 있는 개발도상국 경제에 우려를 표했다.
10일 미국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첫날 대담에서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내년 세계 경제 3분의 1이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2026년까지 각국 국내총생산(GDP) 총 4조 달러(약 5700조 원)가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독일의 한 해 GDP 규모 수준이다.
데이비드 맬패스 세계은행 총재도 “개발도상국은 통화 가치 하락, 지속 불가능한 부채 부담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올해 세계 7000만 명이 빈곤 상태에 빠졌고 중위소득의 4%가 감소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 총재는 올해 빈곤국이 갚아야 할 부채가 440억 달러(약 63조 원)에 달해 세계은행과 IMF가 협력해 개도국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잇달아 올리며 달러 가치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주요국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지수는 올 들어 약 18% 급등했다. 이에 따라 각국 달러환산 부채 부담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킹 달러’(달러화 초강세)는 미국 제조업 경쟁력 약화로도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산(産) 제품이 비싸져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해외 매출의 달러 환산 가치도 내려간 탓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 달러 가치 상승으로 올 3분기(7∼9월) 미 주요 수출 기업 매출이 3∼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WSJ에 따르면 RBC캐피털마켓은 3M의 3분기 매출이 달러 가치 상승의 영향으로 약 5.1% 하락하는 것을 비롯해 에어컨업체 캐리어글로벌이 3.4%, 제너럴일렉트릭이 2%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 제조업 이익단체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의 해리 모저 대표는 “달러 가치 상승으로 수입품이 (미국산보다) 더 잘 팔리게 된다면 제조업체의 국내 투자는 늘지 않을 것”이라며 “달러 강세는 미 제조업체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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