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수상 버냉키 “강달러·전쟁 등 영향…금융위기 위험 주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1일 12시 56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벤 버냉키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강 달러에 따른 신흥국 자본 유출과 유럽 에너지 위기의 영향이 금융위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위기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버냉키 전 의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현재 미국 금융시장은 14년 전 ‘끔찍한 곤경’을 겪고 있지 않다”면서도 “미국 밖에서 금융위기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 되고 있다”고 밝혔다.
● 버냉키 “전쟁 등 외부요인이 금융 압박”

버냉키 전 의장은 2008년 금융위기와 현재 세계경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이 실물 시장 침체로 확산됐다면 현재는 전쟁, 팬데믹, 강 달러 등과 같은 외부 요소들이 금융시장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러시아의 가스 차단, 강 달러에 따른 신흥국 자본 유출이 금융시장에 압박을 주고 있을 것”이라며 “금융이 문제의 시작점이 아니더라도 다른 문제가 금융 여건을 악화한다면 (위기를)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정말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1930년대 대공황 당시 은행의 인출 행렬이 은행 파산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을 통계적으로 분석한 1983년 논문에 대한 공적으로 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는 “대공황에 정말 강하게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금융시스템과 실물경제는 무관하다는 전통적인 생각에 반대해 연구를 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주변의 반대에도 금융위기를 지속적으로 연구했다는 그는 공교롭게도 연준 의장이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소방수’ 역할을 맡았다. 버냉키 전 의장은 “자기 생각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이 과학자의 임무다. 금융시스템의 붕괴가 경제 전체의 붕괴로 이어지는 사태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회상했다.
● JP모건 CEO “6~9개월 내 심각한 침체 올 것”
미국 최대 은행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 인터뷰에서 6~9개월 내에 세계 경제가 심각한 경기침체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높은 물가상승률, 큰 폭의 금리 인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미국과 세계 경제를 압박하는 심각한 요인”이라며 “유럽은 이미 침체에 빠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현 수준에서 20% 가량 하락할 수도 있다며 “신용시장이나 상장지수펀드(ETF), 특정 국가, 혹은 예상하지 못했던 곳에 더 큰 타격과 패닉이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도 “긴축적 통화정책에 따른 수요 둔화가 부분적으로 현실화하고 있다”며 “금리와 환율의 예상치 못한 움직임이 악화되고 있는 금융 취약성과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을 매우 잘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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