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기금 유동성 위기, 미국으로 전이” …나스닥 또 약세장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2일 0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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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를 끝으로 우리는 나올 것이다. (연기금) 펀드에 주는 나의 메시지는 3일 남았다는 것이다.”

뉴욕=AP뉴시스

11일(현지시간) 앤드류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BOE) 총재가 국채금리 폭등을 막기 위한 개입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국제금융기구(IMF)-세계은행 연차총회 참석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베일리 총재의 한 마디에 소폭 상승 중이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0.65%하락으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10% 하락한 1만426.19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은 전고점인 8월 15일 대비 20% 하락해 올해만 두 번째 ‘약세장’에 진입했다. 다만 다우존스는 0.12% 상승했다.

영국 금융시장은 지난달 23일 부채 확대를 통한 감세정책이 발표된 이후 3주 째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파운드화 가치와 국채 금리가 동반 폭락하며 혼란을 키우고 있다. 영국 국채금리상승(국채가격하락)은 국채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확대해 투자하는 연기금, 보험사의 부채연계투자(LDI) 펀드의 담보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상당수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담보 가치가 떨어졌으니 추가로 돈을 넣으라는 ‘마진콜’ 압박을 받자 지난달 28일 BOE가 개입해 국채 매입을 통해 가격을 일시적으로 안정시켰다.

11일 다시 30년 만기 영국 국채 금리가 4.8%에 육박하는 등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이에 다시 개입한 BOE의 베일리 총재가 당초 약속대로 14일까지만 지원하겠다고 ‘최후 통첩’을 날리자 뉴욕 증시에까지 혼란이 전이된 것이다. 영국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담보를 더 채우기 위해 보유 자산을 매각하는 중 미국의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도 매도에 나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영국의 위기가 미국의 정크 대출로 넘어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IMF도 이날 발표한 세계금융안정보고서에서 유럽 금융시장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며 특히 영국의 투자자 심리가 무겁게 짓눌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IMF는 “영국 정부가 부채가 수반되는 대규모 감세 정책을 발표해 영국 파운드화 가치와 국채 가격이 급락했다”고 우려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더글라스 다이아몬드 시카고대 교수도 1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보험사 파산할 것이라고 사람들이 믿으면 실제 그렇게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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