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G20서 푸틴 만날 이유없어…사우디 감산, 결과 있을 것”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2일 12시 23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핵무기를 실제로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를 향해 ‘비이성적’이라고 질타했다. 최근 원유 감산정책을 주도한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해서는 ‘결과(consequence)’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CNN진행자 제이크 태퍼와 진행한 단독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수도 침공을 두고 “(앞서) 푸틴을 이성적이라고 믿었다”면서도 “(하지만 이제보니)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국민을 억압하는 능력을 심각하게 잘못 판단한 ‘이성적인 배우(rational actor)”라고 말했다.

앞서 세계 지도자들은 지난 몇 달 동안 푸틴 대통령의 다음 행보를 예측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논쟁의 주제는 푸틴이 과연 이성적으로 행동하는지 여부였다. 바이든은 당시 푸틴을 이성적이라고 봤는데, 이번에 그 의견을 뒤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점령했던 영토를 주요 교통 요충지 포함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이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킨 7개월 중 겪은 가장 큰 당혹감이라고 CNN은 보도했다.

바이든은 “푸틴 자신이 이성적이라고 믿고 있지만, 푸틴이 지난 2월 전쟁을 시작하면서 밝힌 연설을 보면 러시아 지도자로서 목표가 터무니 없다”며 “그의 연설을 들어보면 그는 그냥 비이성적(irrational)”이라고 쏘아붙였다.

아울러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략에 굴복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푸틴이 우크라이나 내부의 격렬한 저항에 대해 잘못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의 연설, 그의 목적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그는 양팔 벌린 채 환영 받을 것이라고 오판한 것 같다. 잘못 계산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의 위협은 재앙적인 실수와 오판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달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 회의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것인지 묻는 질문에 “함께 해야 할 좋은 이유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그가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지에 달렸다. 만약 푸틴이 수감된 미국 농구 스타 브리트너 그리너에 대해 논의하고 싶다면 말할 수는 있겠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그는 잔인하게 행동했다. 잔인하게”라며 “그는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 그래서 지금 그를 만날 어떤 근거도 없다”고 질타했다.

푸틴이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묻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핵 보유국 중 한 곳의 세계 지도자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무책임하다”고 힐난했다.

이어 “요점은 그것이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라며 “(핵무기 사용이) 마치 합리적인 일인 양 언급하는 것을 두고 처벌하지 않는 건 있을 수 없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과연 ’아마겟돈‘에서 끝날 수 있을지 아무도 확신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핵전쟁으로 극화될 우려가 커지자 이를 ’핵 아마겟돈‘이라고 칭하며 “핵 위험이 6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다만 푸틴이 핵 위협을 관철할 때 미국이 어떤 대응을 보일지 자세히 공개하진 않았다. 그는 핵전술이 실현된다면 국방부가 선제적으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세운 레드라인 등에 대해 묻자 “그것 관련 논의가 있었지만 언급하지는 않겠다”며 “우리가 무엇을 할지, 하지 않을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최근 원유 감산정책을 발표한 사우디아라비아를 향해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우디가 러시아와 원유 감산에 협력하자, 사우디와 미국과의 관계를 “재고(rethink)해야 할 때”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재고) 과정에 있다. 하원과 상원이 돌아오면 그래야 할 것”이라며 “사우디가 러시아에 한 일에 ‘약간의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11·8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은 사우디의 사실상 지도자인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난 바 있다. 그는 “내가 왜 갔는지 분명히 하자. 석유에 대해 이야기하려던 게 아니라 우리가 중동에서 떠나지 않겠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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