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스트림2 한가닥은 살아있다, 유럽만 원하면 가스 즉시보낸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2일 21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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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노르트 스트림 2 파이프라인 중 1개 라인이 가동할 수 있다면서 유럽이 원하면 이를 통한 천연가스 공급이 즉시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르트 스트림 1 파이프라인은 9월 초부터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 중단했으며 또 9월26일 2개 라인이 모두 인위적 폭발 행위로 틈이 생겨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났다. 스트림 2는 한 라인만 사고가 났다.

발틱해 러시아 가스관의 총 4개 라인 중 3개 라인에 균열이 생긴 것으로 보수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가운데 스트림2의 1개 라인만 온전히 살아있는 것이다.

푸틴은 이날 러시아 에너지주간 연설에서 발틱해 가스관 누출을 국제적 테러 행위로 비난한 뒤 살아있는 유일한 라인을 통해 가스 공급을 재개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러시아와 유럽 여러 기업이 10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들여 올해 초 완공한 노르트 스트림 1200㎞ 파이프라인은 종말점인 독일 정부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의지를 이유로 침공 개시 일주일 전에 개통 불허 결정을 내려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독일에 개통 불허를 강력히 요구해왔다.

이것을 뻔히 알면서 푸틴은 스트림2 한 라인만으로도 연 270억 ㎥의 ‘값싼 러시아 가스’가 유럽에 제공될 수 있다고 유럽을 ‘유혹’하고 있는 것이다. 푸틴은 이날 “러시아는 공급 태세가 되어 있다. 공은 유럽연합의 코트로 넘어갔다. 원하면 그저 가스관 탭만 돌려 열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매년 1600억㎥가 넘는 천연가스를 노르트 스트림 1과 야말 라인, 우크라 라인 등으로 유럽에 제공해왔다. 우크라 침공으로 서방의 경제 제재에 맞서 러시아는 현재 이 공급량을 3분의 1 정도로 줄여버렸다.

푸틴은 이날 가스 누출을 일으킨 폭발 ‘테러’ 배후로 미국을 강하게 시사했다. 염가의 러시아 가스 제공이 뒷받침하는 유럽의 에너지 안보를 위기에 몰아넣고 동시에 유럽과 러시아 사이를 이간질 시키는 주범은 자국의 비싼 액화천연가스를 대신 유럽에 팔아먹으려는 나라라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물론 유럽연합은 가스 누출의 사보타지 배후로 러시아를 지목하고 있다. 가스관은 러시아 소유인 셈이지만 가스관을 망가뜨려 연말 무렵에 가스 가격을 몇 배로 올리려는 속셈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총 4가닥의 파이프라인 중 하필 사용불허의 스트림2의 한 가닥만 온전히 살아남은 정황이 매우 수상하다고 지적했었다.

푸틴은 이날 이런 의심을 아랑곳하지 않고 유럽에 스트림2을 열라고 꼬드기고 나선 모양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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