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긴급특별총회. 사진 AP 뉴시스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불법적 병합 시도를 규탄하는 결의가 유엔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채택됐다.
유엔 회원국들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긴급특별총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으로 결의안을 찬성 143표, 반대 5표, 기권 35표로 가결했다.
결의안은 러시아가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의 4개 지역에서 실시한 주민투표를 국제법상 효력이 없는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병합 선언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아울러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영토로부터 군 병력을 즉각, 완전히, 그리고 무조건 철수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 대화와 협상을 통한 사태 해결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결의안에 포함됐다.
결의안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한 한국과, 일본, 미국, 유럽 국가들은 일제히 찬성표를 던진 반면 러시아, 북한, 벨라루스, 시리아, 니카라과는 반대표를 던졌다. 중국,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파키스탄 등은 기권했다.
유엔총회는 올 2월 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모두 4건의 반(反)러시아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특히 이번 결의는 4건의 결의 중 가장 많은 회원국이 지지해 러시아의 영토 병합 시도와 우크라이나를 향한 최근 군사 공격에 대한 반대 의사를 뚜렷하게 표현했다.
앞서 러시아는 지난달 23~27일 우크라이나 헤르손, 자포리자, 도네츠크, 루한스크 4개주(州) 점령지에서 러시아 합병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열고, 찬성 우세로 지난달 30일 합병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미국 등의 제안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규탄 결의안이 논의됐지만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되고 중국과 인도, 브라질 3개국은 기권표를 던지자 미국은 유엔총회 차원의 재논의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안보리는 상임이사국 5개국과 비상임이사국 10개국 총 15개국으로 운영되지만, 유엔총회는 193개국이 참여해 규탄 결의안 통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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