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연구자 3인, ‘천재들의 장학금’ 맥아더 펠로십 받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3일 14시 07분


‘천재들의 장학금’으로 알려진 미국 ‘맥아더 펠로십’의 올해 수상자에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와 최예진 워싱턴대 교수, 모니카 김 위스콘신대 교수 등 한국계 연구자 3인이 포함됐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맥아더재단이 발표한 수상자 총 25명은 향후 5년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80만 달러(약 11억 원)의 상금을 받게 된다.

최예진 워싱턴대 교수
최예진 워싱턴대 교수
외신들이 가장 주목한 인물은 인공지능(AI) 분야 과학자인 최 교수다. 미국 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현안인 ‘가짜 뉴스’와 밀접하게 연관된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 교수의 전문 분야 중 하나는 프로그래밍에 적합하게 다듬지 않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문장인 ‘자연어’를 분석하고, 그 안에 함축된 의도를 포착하는 AI 시스템이다. 미 뉴욕타임즈(NYT)는 “(온라인 쇼핑몰의) 가짜 리뷰에서 가짜 뉴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탐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컴퓨터 언어학을 연구한다”라고 소개했다.

최 교수는 “일상적인 사건의 원인과 결과, 그와 관련한 사람들의 의도와 정신 상태를 추론하도록 기계를 가르치는 것은 AI분야의 오랜 과제”라며 “이 연구를 통해 기계가 인간과 더 잘 소통하고 인간의 가치에 더 잘 부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최 교수는 2015년 미 전기전자공학자학회(IEEE)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AI 과학자’ 10명에 들었고, 2013년에는 컴퓨터과학 분야 최대 학회 중 하나인 국제컴퓨터비전학회(ICCV)이 수여하는 마르상을 공동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왔다.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허준이 프린스턴대 교수
7월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을 수상하며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허 교수도 또 한 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맥아더 재단은 허 교수의 수학적 성과를 소개하면서 “그가 문제에 혁신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뿐 아니라 효과적이고 명확한 의사소통으로 다른 사람들과의 유익하게 협업하고 있다”라며 “이런 소통방식은 다른 분야의 연구자들이 수학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라고도 소개했다.

역사 분야 전문가인 김 교수는 미국이 냉전기간에 전 세계 외교·군사정책에 개입한 과정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각국의 탈식민지화 과정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그는 6·25 전쟁을 계기로 미국의 외교정책에 벌어진 변화를 재조명했다.

모니카 김 위스콘신대 교수
모니카 김 위스콘신대 교수
김 교수의 연구는 ‘부모님의 나라’인 한국에 뿌리를 두고 있다. 6·25 전쟁 당시 미국으로 이주한 부모에게서 태어난 ‘이민 2세대’ 김 교수는 국가 원수나 지도자가 아닌 서민들의 입장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상향식’ 연구를 추구한다. 맥아더 재단은 선정 이유에 대해 “김 교수의 분석은 인종과 계급, 정체성 등이 그동안 전쟁과 갈등지역에서 수행해온 역할을 보여준다”라며 “그는 국제사회에 대한 참여를 ‘인권 증진’이라는 프레임으로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밖에 올해의 수상자 명단에는 미국의 총기문화를 만든 동기를 연구한 제니퍼 칼슨 애리조나대 교수, 바다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의 규모와 경로를 예측하는 제나 잼벡 조지아대 교수, 재즈 첼리스트이자 작곡가인 토메카 리드 등이 포함됐다. 1981년 시작된 맥아더 펠로십은 분야를 막론하고 최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연구자들에게 수여된다. 수상자 선정과정은 신비주의에 싸인 것으로도 알려져있다. NYT는 “전국의 익명 인재 풀에게서 비공개로 후보자 수백 명을 추천받은 뒤, 익명의 심사위원 12명이 심사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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