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인 대회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대표가 러시아 대표와 같은 방을 배정 받자 방을 바꿔달라며 거세게 항의했다고 영국 데일리스타가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국제 미인 대회 ‘미스 그랜드 인터내셔널’에 참가하는 우크라이나 대표 올가 바실리브는 러시아 대표, 에카테리나 아스타셴코브와 3일 같은 호텔 방을 배정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가운데 주최 측이 ‘전쟁과 폭력을 중지하라’는 대회 캠페인 주제에 맞춰 화해의 상징으로 이 둘을 룸메이트로 선정한 것이었다.
이에 바실리브는 4일 인스타그램에 “내가 테러리스트, 무법지대, 전제주의 국가이자 세상에서 가장 역겨운 장소에서 온 경쟁자와 함께 지내야 한다는 통보를 받고 화가 났고 심적으로 고통스러웠다”며 “나는 평화와 사랑, 우정을 지지하는 평범한 사람인데, 내 형제자매를 고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런 단어들을 들먹이고 싶지 않다”는 입장문을 올렸다. 결국 주최 측은 다음날 바실리브에게 새 방을 배정했다.
아스탄셴코바 역시 “우크라이나 출신 가족들 중 유일하게 나는 러시아에서 태어났다. (이번 일은) 정말 참기 힘들다”며 “나 역시 우정과 사랑, 세계 평화를 침해하는 어떤 방식의 증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약 70개국의 대표들이 참가했다. 현재 태국 대표 엥파 와라하와 러시아의 아스탄셴코바가 인기 투표에서 각각 38%, 36%를 득표해 1, 2위를 다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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