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 대규모 감세안을 발표해 세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뜨렸다가 전격 철회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공공지출을 줄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금융시장에서 영국의 재정건전성 악화에 따른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영국의 20년, 3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모두 20년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가격은 하락한다. 영국 경제가 올해 2분기(4~6월)에 이어 3분기(7~9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뜻하는 ‘경기 침체’에 진입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영국 BBC 등에 따르면 트러스 총리는 12일(현지 시간) 하원 질의응답에서 “공공지출을 삭감하지 않고 대신 납세자 돈을 잘 쓸 것”이라고 말했다. ‘공공지출을 삭감하지 않겠다는 공약을 지킬 것이냐’는 질문에도 “반드시”라고 답했다.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한 자신의 감세안이 성장률을 높이고 물가 상승률을 낮출 것이라고도 거듭 주장했다.
이날 영국의 20년과 3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중 각각 5.195%, 연 5.1000%를 기록해 200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 역시 4.64%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14년 최고 수준을 보였다. 높은 금리가 기업과 가계의 이자 및 채무 상환 부담을 높이고 경제 활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통계청은 8월 국가총생산(GDP)이 7월보다 0.3% 줄었다고 밝혔다. 올 6~8월의 3개월 누적 GDP도 이전 3개월보다 0.3% 줄었다. 이미 2분기 성장률 또한 ―0.1%를 기록해 이 추세라면 3분기 성장률 또한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텔레그래프 등은 일본 노무라증권이 현재 1.1달러인 미 달러 대비 파운드 가치가 다음달 말 1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파운드화 가치 폭락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다시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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