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름대교 폭발 이후 통행이 막힌 러시아 화물차들이 유일한 귀환 수단인 여객선을 기다리기 위해 긴 줄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다고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미국 민간 위성 영상업체 막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위성사진에는 크름반도에서 러시아 본토 크라스노다르 시(市)로 돌아가려는 화물 트럭들이 항구로 진입하기 위해 길게 늘어선 모습이 담겼다. 트럭들은 항구에서 운반선 페리를 통해서만 케르치 해협을 건널 수 있다.
크름대교는 지난 8일 폭발 여파로 왕복 4차선 도로교 가운데 2개 차선의 일부 구간의 상판이 파괴됐다. 일반 승용차의 경우 파괴되지 않은 나머지 2개 차선을 이용해 통행이 가능하지만, 화물 트럭은 통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러시아 정부는 크름반도와 크라스노다르시 사이를 왕복 운행하는 별도의 페리 4척을 운용 중에 있다. 별도 집결지에 트럭을 모았다가 페리에 싣고 케르치 해협을 건너 본토로 운반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1척의 페리에는 90대 가량의 화물 트럭과 300여명의 인력을 수송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가 임명한 크름 행정부 수반 세르게이 악쇼노프는 “2개의 차선 파괴로 인해 크름대교가 폐쇄된 상황”이라며 “무거운 하중의 화물트럭이 크름반도를 건너 본토로 가려면 페리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본토로) 돌아가려는 화물 트럭들은 당초 당국의 허용량보다 많이 늘었다”면서 “해협을 건너 귀환하려는 트럭들은 집결지에서 최소 3~4일을 대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자유유럽방송(RFE)은 러시아 당국이 크름반도에 총 2300대 가량의 트럭을 수용할 수 있도록 10개의 주차장을 새로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주차된 차량과는 별개로 항구로 향하는 도로에 1000대 이상의 트럭들이 길게 늘어서 정체를 빚고 있다고 한다.
분쟁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분석가 올레그 이그나토프는 “크름대교 폭발 이후 추가로 설치된 보안 검색대로 인해 항구 집결지로 몰려드는 화물 차량의 줄이 더 길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달 안에 무너진 구간을 복구해 크름대교를 정상 운행하겠다는 러시아 당국의 계획이 실현 가능할지 의문”이라며 “(그러한 계획은) 공황상태에 빠진 크름반도 시민들을 안정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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