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금리 인상에 아시아·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4일 15시 14분


국제통화기금(IMF) 고위 인사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여파로 아시아와 신흥국의 자본 유출이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확산으로 부채가 늘어난 아시아 국가들은 금리 인상이 차입 비용 증가를 불러와 금융 경색이 일어날 수 있으며, 선제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신흥국에서도 글로벌 금융 위기 현상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발생하면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시아 부채 증가…금리 인상이 차입비용에 영향”

앤마리 굴드울프 IMF 아시아태태평양 부국장은 1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아시아 지역에서 부채가 증가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민간부문 부채가 증가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공부문 부채가 증가했다”며 “따라서 글로벌 금리가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아시아 경제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자본 흐름이 증가하면서 긴축 발작이 났을 때 봤던 수준까지 갈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확실히 금리를 올리는 어떠한 요인이라도 아시아의 차입 비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연준이 지난 2013년 양적완화를 축소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신흥국의 통화가치와 주가가 내려가는 긴축발작이 발생했다.

IMF는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부채 문제가 만연해 있으며, 미국 달러화 강세에 따라 통화가치가 하락하는 국가들은 더 심각한 위기를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지난 7월 전망보다 0.2%포인트 낮은 2.7%로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여러 지역에서 경기 침체로 느껴질 만큼 경기가 둔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시아도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졌다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내린 4.4%로 낮췄다. 또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5개국의 성장률도 0.2%포인트 내련 4.9%로 줄였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 나타나면 신흥국 경제 위험”

또 다른 IMF 고위 인사는 신흥국이 아직 자본 유출에 잘 대처하고 있지만 영국 국채 금리 급동과 같은 글로벌 금융 위기 상황이 확산될 경우 곤경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란 골드판 IMF 서반구 국장은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는 신흥국이 자본 유출을 경험하지 못했지만, 글로벌 금융 위기가 심화될 경우 자본이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판 국장은 “영국에서 발생한 위기가 일반적인 취약점이 되면서 시장이 더 무질서해질 수 있다”며 “신흥국이 매우 경계해야 하는 안전자산 이동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골드판 국장은 중남미가 이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더해 글로벌 금리 인상으로 ‘제3의 충격’에 직면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달러가 대부분의 통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미 국채 등 안전 자산으로의 전환 때문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투자자들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혼란스러운 시기에 미국 시장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

지금까지 중남미 지역 국가들이 신중한 통화정책을 통해 미국 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시장 혼란을 모면했지만 아직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IMF는 치솟는 원자재 가격, 관광 활성화, 견고한 성장 모멘텀을 갖추고 있어 올해 중남미 지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5%로 상향 조정했다.

중남미 국가들은 선제적인 금리 인상으로 달러화 강세에 대응하고 있지만 IMF는 “중남미는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지역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14.6%, 내년에는 9.5%로 조정했다.

골드판 국장은 “(중남미) 중앙은행들은 기존 긴축 기조를 잘 유지해야 하며, 너무 일찍 완화해서는 안된다”며 “인플레이션이 현재 가장 중요한 위험이고, 해결해야 할 위험이라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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