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트로이 전쟁이 묘사된 1600년 전 로마시대의 모자이크가 발견됐다.
13일 시리아 국립박물관은 공식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기술적으로나 고고학적으로 가장 중요한 그림 중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모자이크는 시리아 정부가 2018년 반군으로부터 탈환한 시리아 북부 홈스 지역 라스탄의 한 건물 지하에서 발견됐다. 건물은 레바논과 시리아의 사업가들이 힘을 합쳐 레바논 나부 박물관으로부터 매입해 시리아 정부에 기증했다.
시리아는 잘 보존된 고대 유물·유적들의 본거지였지만 10년 넘게 전쟁이 이어져 발굴 작업은커녕 보존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모습을 드러낸 모자이크는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이래 가장 중요한 고고학적 발견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자이크는 1600년 전 고대 로마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길이는 20미터, 폭은 6미터에 달한다. 고고학자들은 이곳에서 더 많은 유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자이크에는 고대 그리스 영웅 서사시에 등장하는 트로이 전쟁의 장면이 묘사돼 있다. 전쟁에 참여한 그리스 지도자들의 모습과 이름, 그리고 트로이의 편에 서서 전쟁에 참여했다고 전해지는 전설 속의 부족 아마존 여전사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 그리스·로마 신화의 장면도 묘사돼 있다. 신화 속 영웅 헤라클레스가 자신에게 주어진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아마존 여왕 히폴리테의 마법 허리띠를 빼앗고 죽이는 모습이나 40명의 신하와 있는 바다의 신 포세이돈(넵튠)의 모습도 묘사돼 있다.
시리아 박물관 총국장이자 발굴과 고고학 연구를 이끌고 있는 함맘 사드는 AFP통신을 통해 “이 모자이크는 가장 오래된 것은 아니지만 가장 완벽하고 희귀한 것”이라며 “이와 비슷한 모자이크는 발견된 적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AP 통신을 통해 “이 모자이크는 전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발견”이라며 “묘사된 장면이 자세하며 인물들의 이름과 얼굴, 입고 있는 옷, 무기, 타고 있는 말 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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