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핵억지연습에 러 핵전쟁훈련으로 맞불… 유럽 핵위기 고조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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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17일부터 14개국 참여
60대 항공기 동원 英-북해서 훈련…미 전략폭격기 B-52도 참가 예정
러, 이달 잠수함 동원 핵훈련 가능성…러軍, 벨라루스 도착 연합군 전개
美, 우크라에 1조원 규모 추가지원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과 러시아 간 군사 대결 수위가 ‘핵을 통한 맞대응’으로 고조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17일부터 30일까지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실시하기로 하자 이에 맞서 러시아가 이달 말 대규모 핵전쟁 훈련 ‘그롬’을 시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도와 참전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15일 벨라루스 현지에 도착했다. 러시아는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가 있는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등에 미사일을 퍼부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첩보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러시아에 단거리탄도미사일 ‘파테-110’과 ‘졸파가르’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15일 전했다.

○ 나토 스테드패스트 눈 vs 러 그롬

나토는 14일 웹사이트를 통해 핵전쟁 시나리오 등을 가정한 연례 핵억지 연습 ‘스테드패스트 눈’을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는 벨기에 주관으로 14개국이 참여한다. 총 60대의 최신 항공기가 벨기에 및 영국 상공, 북해 등에서 훈련한다.

특히 나토는 “복수의 미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는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4, 5세대 최신예 전투기를 포함해 정찰기와 급유기 등도 동참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로이터통신에 러시아가 이달 말 잠수함, 미사일 등을 동원한 ‘그롬’ 핵전쟁 훈련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인 올 2월 그롬을 실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13일 ‘야르스’ ICBM, 병력 3000여 명, 차량 300여 대를 투입한 훈련도 진행했다. 최대 사거리가 1만2000km에 이르는 야르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뚫을 수 있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4일 러시아가 그롬 훈련을 또 실시하면 미사일 실전 발사를 포함해 전략 핵전력의 대규모 기동이 이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글렌 밴허크 미군 북부사령관은 “냉전 이후 미 본토가 가장 심각한 위협에 처했다”며 미 역사상 처음으로 핵으로 무장한 두 전략적 경쟁자인 러시아와 중국을 동시에 상대하게 됐다고 말했다.

○ 러軍, 우크라 북부 벨라루스 도착

러시아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벨라루스 국방부는 15일 “러시아군의 첫 부대가 벨라루스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6일에도 트위터를 통해 “우리 국경을 보호할 지역연합군으로서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주둔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WP는 이란이 러시아에 지대지 미사일 공급, 무인기 추가 지원 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맞서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또한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을 포함한 7억2500만 달러(약 1조458억 원)어치의 추가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15일 우크라이나 접경지인 남서부 벨고로트 군 사격장에서 총격이 발생해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옛 소련권 국가 모임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병사 2명이 사격 훈련 중 동료를 향해 발포하다가 사살됐으며 우크라이나가 배후에 있는 테러라고 주장했다. 인근 유류 저장고에서는 화재도 발생했다. 미 CNN 등은 14, 15일 자포리자의 기반시설이 러시아군의 포격을 받고 불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서방-러시아#핵 맞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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