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235일째인 16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 벨고로트에서 전날 11명의 목숨을 앗아간 총격 사건에 이어 또 다시 폭발 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전선에선 영토를 수복하려는 우크라이나군과 이를 저지하려는 러시아군의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러시아군은 이란제 자폭 드론을 증강하고 있으며, 벨라루스엔 새로 창설하는 연합군 병력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이날 러시아·우크라이나 언론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러시아 벨고로트에선 이날 16건의 폭발이 보고됐다.
리아노보스티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불과 50㎞ 떨어진 벨고로트에서 최소 16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여러 영상도 폭발이 일어났음을 확인했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이 공격으로 1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악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 당국은 전날 벨고로트 군사 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했다.
벨고로트 서부군관구 군 훈련장에선 전날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2명의 총격으로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했고, 우크라이나는 공격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 최전선에선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영상 연설에서 “동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 매우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솔레다르와 바흐무트의 상황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남부 헤르손, 미콜라이우에 진격하는 우크라이나군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헤르손 등을 공격하던 우크라이나군을 저지하고 상당한 전력 손실을 입혔다고 발표했다. 또 장거리 정밀유도 무기로 우크라이나 내 군사 및 에너지 관련 목표물을 계속 공습했다고 했다.
이어 러시아군이 헤르손 지역에서 치열한 전투 끝에 방어선을 지켰고 도네츠크에선 우크라이나 진지에 타격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르키우 지역에선 미국제 자주포 3문을 파괴했고 오스킬강에 걸쳐 설치한 병력과 탄약 이동용 도하 목표도 부쉈다고 덧붙였다.
남부 니코폴에선 러시아군 포격으로 민간인이 부상했다. 발렌틴 레즈니첸코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주지사는 “밤새 러시아군 포탄이 40발 떨어졌다”며 “그라드(Grad) 다연장 로켓포와 기타 중포로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건물과 자동차, 가스관, 기타 기반 시설 등 30여 곳이 파괴됐고 최소 8명이 다쳤다”고 했다.
러시아군은 또 자포리자에서 미사일을 쏴 학교 2곳을 파괴했고, 수미에선 그라드 다연장 로켓포와 박격포 등 미사일 50발을 발사했다.
도네츠크의 러시아 점령지에선 옛 시의회 건물이 폭발로 손상됐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에게 지원 받은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로 건물을 공격했다고 비난했다.
러시아군은 특히 이란제 자폭 드론 배치를 증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전날 밤 사이 남부 자포리자에 4차례에 걸쳐 자폭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드론 3대가 미콜라이우 산업 인프라 시설과 의약품 창고도 타격했다고 했다. 지난 수 주 동안 수도 키이우와 서부 비니치아, 남부 오데사 등 전국 여러 도시에서도 드론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남부 공군사령부와 영토 방위군은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Shahed)-136 9대와 2대를 각각 격추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란이 러시아에 자폭 드론과 함께 처음으로 지대지 미사일도 공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러시아에 지원할 탄도미사일 파테흐(Fateh)-110과 졸파가르(Zolfaghar) 첫 선적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 미사일의 사거리는 각 300㎞와 700㎞다. 또 러시아는 이란에 샤헤드-136 2400기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최소 수백개가 이미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지역연합군을 구성할 병력 파견을 시작했다.
벨라루스 국방부는 이날 성명에서 새로 창설하는 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군에 참여할 러시아군 병력 규모는 9000명 미만이라고 밝히면서 수일 내 재배치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또 연합군에 가세하는 러시아 항공부대가 벨라루스에 도착하기 시작했다면서 러시아군 선발대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러시아군의 탄약이 급속히 소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 국방부는 지난 10일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공격은 “러시아의 장거리 미사일 보유량이 더욱 줄어들고 있음을 나타낸다”며 “향후 원하는 목표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군이 지난 2월24일 침공 이래 병력 6만5000명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전쟁 이래 우크라이나에서 사망한 어린이는 423명으로 집계했다. 도네츠크가 407명으로 가장 큰 희생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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