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받이 러 신병들 우크라 투입 며칠만에 전사”…동영상 등 확산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7일 15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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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동영상에서 러시아군 6명이 모여 징집된 지 불과 11일 만에 우크라이나 동부 격렬한 전투 지역으로 배치된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얼마나 사격 연습을 했느냐고 묻자 한 징집병은 “한번, 탄창 3개(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영상에선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 인근의 한 마을에서 새로 동원된 남성들이 거리에서 일상복을 입고 제자리 행진을 하고 있다. 익명의 한 사람은 “기관총도 없고, 옷도 없고, 신발도 없다”며 “징집병들 중 절반은 구급차가 출동해야 할 정도로 술에 취했거나, 늙거나, 위험한 이들”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영상에선 새로 징집된 러시아 군인들의 친척 수십명이 훈련센터 밖에 모여 장화, 베레모, 방탄조끼, 배낭, 침낭, 캠핑 매트, 약, 붕대, 음식과 같은 것들을 울타리를 통해 징집병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이 나온다.

엘레나라는 이름의 여성은 뉴스 매체 사마라온라인에 “이건 아니다”며 “우리는 (동원된 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산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엄격하게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고 있지만, 러시아 소셜미디어에서는 이와 같은 동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영상들을 통해 징집된 러시아군 병사들이 배치된 지 며칠 만에 사망했다는 소식 또한 알려지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러시아군 전문가이자 런던에 기반을 둔 연구 기관인 국제전략연구소(IISS) 군비 통제 프로그램 책임자인 윌리엄 알베르케는 “러시아는 징집병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만을 제공하거나, 최악의 경우 전투에 아무것도 투입하지 않고 있다”며 “그 사람들(징집병들)은 말 그대로 총알받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벨고로트 서부군관구 군 훈련장에선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2명의 총격으로 11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러시아는 이 사건을 “테러”라고 규정했고, 우크라이나는 공격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분석가들은 러시아군이 현재 두 가지 목표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진격을 저지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병력을 배치하는 동시에 전쟁 8개월 동안 파괴된 지상군을 재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일부 징집병은 이미 살해되거나 체포됐다. 그로 인해 지난 9월21일 발표된 동원령에 대한 비판은 극에 달한 상태다.

당초 동원령은 전쟁에서 싸울 능력이 있는 예비군들이 대상이었으나 실제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무분별하게 징집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사망자 또한 늘고 있다.

전쟁을 지지한 러시아 군사 블로거 아나스타샤 카셰바로바는 “훈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이 최전선에 투입된 결과”라며 분노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첼랴빈스크, 예카테린부르크, 모스크바에 관이 벌써부터 돌아오고 있다”며 “당신들(당국)은 훈련이 있을 것이고, 일주일 안에 최전선으로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또 거짓말을 했냐”고 반문했다.

이 같은 글이 올라오면서 크렘린궁이 지난주부터 군사 비평가들까지 단속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크렘린궁은 그동안 전쟁 수행에 대한 비판을 묵인하거나, 우크라이나 침공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투옥하거나 벌금을 부과했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1만6000명 신병이 전투에 배치됐으며, 일부는 5~10일간 훈련을 받았다고 확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선이 약 1127km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신병이 절실히 필요했고, 훈련은 현장에서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푸틴의 이런 설명에도 러시아 전역에서 수많은 동영상들과 징집 대상자들이 전하는 상황, 징집에 반발하는 움직임 등을 바탕으로 한 비판적인 뉴스와 논평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한 동영상에 따르면 모스크바 제1전차연대에 배정된 신병은 연대 사령관이 병사들을 배치하기 전에 사격 연습이나 훈련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다른 동영상에서는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벨고로트에서 차림새가 단정하지 못한 남성 500명 정도가 대부분 얼굴을 발라클라바(복면)으로 덮고선 기차 옆에 서 있다. 그 순간 그들이 특정 부대에 배정되지 않았으며 일주일 동안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살았고, 스스로 식량을 구매해야 했으며, 탄약이 부족했다는 설명이 음성으로 나온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지금까지 러시아군 사망자가 6만5000명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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