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222달러… 최다 161만 달러
혐오범죄 대응-한미동맹 관심 영향
최근 선벨트 등 경합주서 증가 추세
다음 달 8일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약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계 미국인의 정치자금 평균 기부액이 전체 미국인 유권자의 2배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급증한 미국 내 아시아 혐오범죄에 대한 대응 욕구, 한미 동맹의 중요성 등이 활발한 정치자금 기부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인 시민문화연구센터가 2000년부터 2022년 6월 말까지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기록된 기부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한국계 미국인의 1인당 기부액은 평균 222달러(약 32만 원)로 나타났다. 100달러 수준인 미국인 평균의 2.2배에 달한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돈을 낸 한국계는 미디어 컨설턴트 세라 민 씨다. 약 161만 달러(약 23억3450만 원)를 기부했다.
한국계 미국인들의 정치자금 기부는 한인들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뉴욕주가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하지만 최근 이른바 경합 주(州)에서 정치자금 기부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선거 때마다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등 이른바 ‘선벨트’와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 지역의 한국계 미국인들의 정치자금 기부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
특히 2016년 대선에서 690만 달러였던 한국계의 기부가 2020년 2275만 달러로 3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숀 우 시민문화센터 회장은 이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이뤄진 북-미 정상회담과 한미 동맹 이슈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며 “올해 중간선거에서도 이 같은 경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 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아시아계 미국인들은 정치에 관심이 적다는 인식과 반대되는 결과”라면서 “한국계 연방의원들의 진출 등으로 정치적 목소리를 내려는 한인 2, 3세들이 더 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런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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