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kg에 달하는 폭탄 탑재 드론 28대
민간인 주택-에너지사업 본부 공격
동원령후 러 신병, 훈련 없이 내몰려
가족들이 군화-음식 전달하기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비롯한 주요 도시들이 일주일 만에 또다시 러시아의 자살폭탄 드론(무인항공기) 공격을 받았다. 도심 건물들이 무너져 임신부를 포함해 4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등 민간인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은 17일 텔레그램을 통해 “28대의 드론이 날아왔고, 키이우에서 5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키릴로 티모셴코 차장은 텔레그램에 “자폭 드론 한 대가 주택 건물을 타격해 현재까지 민간인 4명이 사망하고, 잔해에 깔렸던 19명이 구조됐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임신 6개월의 임신부와 그의 남편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주택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사업 본부 건물도 자폭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자폭 드론은 상공에서 목표물이 확인될 때까지 대기하다가 공격할 수 있으며 50kg에 달하는 폭탄을 탑재할 수 있어 ‘선회하는 폭탄’으로 불린다. 우크라이나 당국과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가 이란에서 이 같은 자폭 드론을 공급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동원령으로 징집된 러시아 신병들은 제대로 된 사격 훈련과 보급품조차 받지 못한 채 졸속으로 전선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징집된 지 11일 만에 우크라이나 전선 배치를 앞둔 한 러시아 신병은 “사격 훈련은 딱 한 번 받았으며 탄창 3개를 쏘아 본 것이 전부”라고 NYT에 말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신병들이 군복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행진하거나 징집된 장병의 가족들이 훈련소로 찾아와 울타리 너머로 군화나 베레모, 침낭, 음식 등을 전달하는 실정이라고 NYT는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찬성해 온 러시아의 군사 블로거 아나스타샤 카셰바로바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동원령은 결국 훈련되지 않은 남성들을 최전선으로 내던지는 꼴”이라며 “벌써부터 전사자의 관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병력 수급난에 처한 러시아가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은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에) ‘살라미 전술’(상황별로 세분해 단계적으로 접근) 같은 건 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소형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더라도 단계별 대응이 아닌 강경하고 포괄적인 대응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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