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운영사인 도쿄(東京)전력이 원전 오염수를 희석한 물에서 키운 광어를 언론에 공개했다. 오염수 해양 방류를 앞두고 문제가 없다는 홍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18일 아사히 신문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NHK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전날 후쿠시마 제1 원전 부지 내 수조에서 키우고 있는 광어 400여 마리를 보도진을 불러 공개했다.
취재진이 들어간 곳은 폐기물 창고였던 조립식 임시 건물로, 수조를 설치한 곳이다.
도쿄전력은 지난 3일부터 이 수조에 오염수를 희석한 물을 넣어 광어 400여마리 등을 키워왔다.
이 희석수는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를 해양 방류할 때 희석하는 물과 같은 수준이라고 도쿄전력은 설명했다. 트리튬(삼중수소)이 1ℓ당 1500베크렐(㏃) 포함된 수준이다.
2011년 3·11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로 녹아내린 폐로의 핵심 핵연료(데브리)가 남아있는 원자로 건물에는 비와 지하수 등이 흘러들어 오염수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은 이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여과해 ‘처리수’로 부른다. 그러나 정화 처리한 후에도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은 제거가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4월 13일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2023년 봄 오염수에 물을 섞어 트리튬 농도를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방출하겠다고 했다. 이 희석수가 1ℓ당 1500베크렐(㏃) 수준이다.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해양에 살고 있는 물고기 등에게 영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닛케이는 도쿄전력이 이번 실험을 통해 “내년 봄 이후 해양 방류가 예정된 처리수에 대한 불안 해소를 노린다”고 분석했다.
특히 어업 관계자의 눈치를 본 시험으로 보인다. 어업 관계자들은 오염수의 해양 방류로 해당 지역에서 잡히는 해산물 판매가 저조할까 우려하고 있다. 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일본 정부의 해양 방류 결정 전부터 계속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이번 사육 시험을 통해 보통 바닷물과 오염수로 각각 키운 광어의 생육 변화가 없는지, 트리튬이 광어 체내에 농축되지 않는지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비교 시험을 위해 보통 바닷물에서도 광어 300여 마리를 키우고 있다.
도쿄전력은 광어 이외에도 파래 등 해조류, 전복 등으로 같은 시험을 실시할 예정이다. 관련 데이터를 매월 공표하기로 했다.
도쿄전력의 사육시험 책임자는 “사육 상황을 (언론을 통해 사람들이) 봐 주는 것으로 현지 (어업) 관계자와 소비자의 안심으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어업·농업 풍평피해(風評被害·잘못된 소문 등으로 인한 피해)에 정통하며 오염수 처분 방법을 검토한 국가 소위원회 회원을 지낸 후쿠시마 대학 고야마 료타(小山良太) 교수는 NHK에 “이번 실험의 의도는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전제로 한 1500베크렐 정도의 처리수를 포함한 해수로 사육할 경우에도 광어 자체의 사망률, 성장률에 변함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조금 특수한 실험”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실험 과정에서 광어가 죽거나 의도하지 않은 값의 방사성 물질이 측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실을 단편적으로 도려내 해외 등에 센세이셔널하게 발표돼, 마이너스 이미지가 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또 “실험으로서는 알기 어려운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확실히 전달해 나갈 수 있을까 하는 어려움은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전력은 ‘도쿄전력(해양생물사육일지)’라는 트위터 계정을 통해 광어의 사육 과정을 사진과 함께 밝히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날씨 구름. 수온 19.2도. 오늘 사육 시험의 모습을 언론 관계자 15개사 17명이 봤다”며 이들이 구내 사육 시험 수조시설, 야외 훈련 사육 시설 등을 시찰했다고 밝혔다. 사진도 함께 올렸다.
13일 트윗에 첨부된 사진에는 광어의 모습이 더 명확히 보인다. 이날 트윗으로는 “날씨 구름. 수온 19.3도. 사육 시험의 모습을 보다 많은 손님이 직접 볼 수 있도록 시찰대가 완성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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