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500억 원대 신형 전폭기가 17일 러시아 대형 공군 기지가 있는 러시아 남부 아파트에 추락해 불길이 번지며 어린이 3명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이곳은 러시아가 전쟁 직후 포위한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70㎞ 가량 떨어져 있어 전쟁의 긴장감이 높은 곳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성명에서 “수호이(SU)-34가 훈련 비행을 위해 이륙하던 중 엔진 1개에서 불이 나 예이스크 시내에 떨어졌다”며 “아파트 단지 마당에 추락한 뒤 연료에 불이 붙었다”고 밝혔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17일 오후 6시 20분경 이 9층 아파트에 화재가 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사고로 어린이 3명을 포함한 최소 13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고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360명은 구조됐다. 사고기를 몰던 조종사 2명은 추락 직전 탈출했다고 러시아 국방부는 밝혔다. 또 아파트 1~5층의 약 2000㎡, 17채 이상이 불에 탔다고 덧붙였다.
알렉산더 쿠렌코프 러시아 비상사태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전폭기가 아파트에 충돌하면서 부서져 연료가 흘러나왔고 불이 나기 시작했다. 폭발은 없었다”고 밝혔다고 타스통신은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주민 옥사나 씨는 AFP통신에 “폭발이 있었을 수 있다. 내부의 모든 게 불타고 있다”며 “당시 우리 아이가 집에 혼자 있었다”고 말했다.
예이스크는 인구가 9만 명가량인 항만 도시로 바다 건너 우크라이나 마리우폴과 직선 거리로 70㎞가량 떨어져 있다. 러시아는 2월 말 마리우폴을 포위했다.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고 직후 보고를 받고 현지 주지사와 관련 부처 장관에게 현장 방문을 지시하며 “필수적인 모든 구호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가수사위원회는 사고 경위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아파트에 추락한 SU-34는 1대당 3600만 달러(약 512억 원)에 달하는 최신 장거리 전폭기다. 러시아는 이 전폭기를 120여 대 보유했다가 우크라이나 침공 뒤 최소 15대를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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