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독일, 노르트스트림 폭발 ‘사보타주’ 가능성 무게…러 배후로”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18일 17시 09분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3개에서 가스 누출 사고가 잇달아 발생한 것과 관련, 가스관 폭발이 사보타주(고의적 파괴공작)의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독일 당국이 내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독일 당국은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주요 해저 가스관을 따라 발생한 연쇄 폭발이 사보타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 스웨덴 관리들과 유사한 예비 조사 결과를 내놓았다고 이 조사에 정통한 관리들이 말했다.

독일 수사당국은 사보타주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어떤 행위자와의 연관성을 확실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지만, 독일의 일부 관리들은 러시아가 폭발의 배후에 있다는 가정 하에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가스관 폭발로 인해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해 발트해 아래에 건설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관련 가스관 4개 중 3개에서 폭발로 인한 누출이 발생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번 폭발이 러시아의 이익을 겨냥한 테러 공격이라며 폭발사고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

스웨덴도 예비조사에 이달 초 지난 9월 말에 발생한 폭발이 사보타주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지었지만, 범인을 밝히지는 못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가스관 공격 직후 누출이 사보타주의 결과라고 밝혔지만 증거를 제공하거나 범인을 지목하지 않았다.

일부 독일 관리들은 수심이 비교적 얕고 나토 해군이 이 지역에서 잠수함을 통한 감시를 하고 있는 점을 들어 군용 잠수함에 의한 사보타주가 이뤄졌을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에 대한 한 가지 이론은 폭발 장치를 배에서 내려 원격으로 폭발시켰다는 것이라고 독일 관리들은 전했다.

노르트스트림은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올 여름 가스 공급을 줄이기 시작할 때까지 서유럽으로 가스를 수출하는 주요 가스관이었다. 러시아는 기술적 문제와 서방의 제재를 이유로 지난 8월에 모든 공급을 중단했다. 이어 러시아 정부는 천연가스 수출을 무기한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부 서방 관리들은 가스 공급 중단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제재에 대한 정치적 보복조치로 보고 있다.

노르트스트림-2는 오래된 노르트스트림-1과 함께 건설된 새로운 가스관으로 지난해부터 가동되고 있었으나 실제로 사용되진 않았다. 그러나 두 가스관 모두 사고 당시에는 가스로 채워져 있었다.
이번 폭발로 손상되지 않은 유일한 가스관은 2개의 노르트스트림-2 라인 중 하나였다. 독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한 후 노르트스트림-2 허가를 거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주에 서방세계에 의한 에너지 수송 붕괴를 비난하며 “노르트스트림-2 B로 알려진 손상되지 않은 파이프를 통해 독일로의 가스 공급을 재개하려면 꼭지를 틀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독일 관리들은 러시아가 독일 정치인들에게 노르트스트림-2를 개방하도록 압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독일은 특히 과거 공산국가였던 동부지역에서 난방비와 전기요금이 폭등하는 가운데 제재에 반대하는 시위가 그 어느 때보다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독일 정부는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가동할 계획이 없다.

노르트스트림-1 및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은 독일, 스웨덴 및 덴마크의 바다를 통과한다. 세 나라 모두 폭발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스웨덴과 덴마크 당국은 아직 자세한 조사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독일 연방검찰은 사보타주를 의심하며 이번 공격에 대한 범죄 수사를 개시했다.

스웨덴에서는 이 조사가 국가 정보당국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덴마크와 독일에서는 경찰과 해군이 조사에 관여하고 있다.

스웨덴은 행정상의 이유로 독일, 덴마크와 공동 조사를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당국자들은 세 나라가 나토 회원국들고 함께 서로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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