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거물들 “위험 대비해야”…경기침체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19일 16시 15분


AP=뉴시스
AP=뉴시스
미국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년 경기침체 가능성을 언급하며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3분기(7~9월) 실적은 대체로 시장 전망치보다 선방했지만 글로벌 복합위기에 선제적 대비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고물가 고착화에 따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은 내년 5%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고강도 긴축 지속을 예고하고 있다. 내년 달러 가치 상승, 금융 변동성 확대 지속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 베조스 “위기 대비” 솔로몬 “침체 가능성 높아”
18일(현지 시간) 넷플릭스, 골드만삭스, 존슨앤드존슨 등 미국 주요기업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자 뉴욕 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9일 유럽에서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기업 ASML, 네술레 등이 예상을 넘는 호실적을 발표했다.

하지만 4분기(10~12월) 전망은 대체로 어두웠다.

데이비드 솔로몬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 경기침체가 올 가능성이 크다. 어느 정도까지 리스크를 감내할지 확인하며 조심해야할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고물가가 고착화되고 있고,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에 자산 가치상승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솔로몬 CEO의 인터뷰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뒤 “요즘과 같은 경제에서 ‘확률’은 당신에게 위기에 대비하라고 말한다”며 경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했다.

존슨앤드존슨도 실적 발표 후 ‘거시 경제 압력’에 대비하기 위해 감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부터 앞서 예고한 임직원 1% 감원을 시작했다.

3분기 신규 구독자 수, 매출, 이익, 모든 면에서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넷플릭스도 4분기 달러가치 상승으로 매출, 이익. 이익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미국 달러가 급격히 오르는 것은 우리처럼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에 심각한 ‘역풍’”이라며 “전적으로 환율 때문에 4분기 매출은 약 78억 달러로 3분기보다 소폭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 피치 “내년 성장률 0.5%로 하향조정”
문제는 미국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발표된 9월 미 근원물가 상승률이 6.6%로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자 닐 카시키리 미네아폴리스 연은 총재는 “근원 물가 계속 오른다면 기준금리가 ‘4.5~4.75%’에 도달해도 멈출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0~3.25%로 내년 연준 점도표 중간 값은 4.6%였지만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근원 물가’는 외부 조건에 따라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품목의 물가지수를 말한다.

근원 물가 상승은 높은 인플레이션의 고착화를 의미해 최근 내년 5%대 금리 인상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속에 미 주택건설업협회(NAHB)는 미국 주택 건설업자들의 체감 경기를 의미하는 10월 주택시장지수(HMI)가 38로 10개월 연속 떨어지며 1985년 이후 최장기 하락세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10월 HMI는 팬데믹 봉쇄 기간을 제외하면 2012년 8월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올해 초 3%에 불과했던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이번 주 7.12%까지 치솟아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해 글로벌 신용평가사도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CNN이 미리 입수한 피치 보고서에는 미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올해 6월 제시한 1.5%에서 0.5%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IMF의 내년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1.0%)보다도 낮게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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