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언론 “히잡 벗은 뒤 실종된 선수, 환대 받으며 귀국” 선전

  • 뉴스1
  • 입력 2022년 10월 19일 16시 56분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 IFSC 유튜브 갈무리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서울 스포츠클라이밍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했던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 IFSC 유튜브 갈무리
이달 서울에서 열린 2022 국제스포츠클라이밍연맹(IFSC)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출전한 뒤 실종된 이란 선수가 19일 환대를 받으며 귀국했다고 이란 국영언론이 선전했다.

앞서 이란 선수 엘나즈 레카비(33)는 지난 16일 결승전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이튿날 연락두절돼 실종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는데, 레카비가 출전 당시 히잡을 쓰지 않은 점이 문제가 됐을 것이란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레카비는 현재 이란에서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반정부 시위에 연대하는 의미로, 일부러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우려를 샀다.

이후 이란 현지 매체 이란와이어 등은 레카비가 다른 팀원들과 함께 예정보다 이틀 일찍 돌아온 것뿐이라는 대사관의 설명을 전하며, 외신의 의혹 제기는 ‘가짜뉴스’라고 일축해왔다.

이후 국영 IRNA 등이 실제로 레카비가 이날 오전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통해 도착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귀국 소식을 빠르게 타전한 것이다.

개혁파 성향의 일간지 샤르 신문도 온라인 보도를 통해 수십 명의 시민들이 입국하는 레카비를 향해 환호하고 크게 박수치며 환영했다고 적극 선전했다.

영상 속 레카비는 검은색 후드티에 야구 모자를 착용하고 마스크를 쓴 모습이었다고 AFP는 전했다.

레카비는 취재진에게 “결승전에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장비 착용도 제대로 못했다”며 “그래서 챙겨야 할 히잡도 생각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평화롭게, 건강한 상태로, 미리 정한 계획에 따라 돌아온 것”이라며 “긴장을 야기한 점 국민께 사과드린다. 국가대표팀을 떠날 생각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레카비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히잡 미착용에 고의가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한편 이란에서는 지난달 13일 테헤란에서 히잡 미착용 혐의로 종교경찰에 체포됐다가 사흘 만에 숨진 고(故) 마흐사 아미니(22) 사건으로 여성들의 불만이 폭발, 지난달 17일부터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공권력의 강경 진압 속 10대 소녀를 포함해 100여 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체포된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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