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년을 승계 규칙을 고쳐쓰고 경쟁자들을 따돌리는 데 쓰지 않았다면, 중국은 후춘화 시대의 시작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차기 총리로 후춘화(59) 부총리를 언급하면서 그가 리커창 총리의 후계를 이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전했다.
후 부총리는 ‘최연소’ 기록을 여러 차례 갈아치운 인물이다. 27세 때 최연소 부국장급이 됐고 2008년에는 45세의 젊은 나이로 중국 사상 최연소 성장이라는 기록을 썼다. 이후 최연소 장관급 간부, 최연소 중앙위원, 최연소 성 당서기가 됐다.
리 총리의 후임으로 가장 자주 거론되기도 했다. 후 부총리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정치적 후원자 후진타오 전 주석은 그를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유력한 후보로 지목했었다.
후 부총리는 시 주석과 다른 정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共靑團) 출신이다. 공청단은 공산주의 사회제도 구현을 목표로 설립된 조직으로 전 중국공산당 총서기 후야오방과 리커창 총리 등이 공청단 인사로 분류된다.
그래서 후 부총리가 총리직에 오른다면 시 주석이 다른 정파와 타협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종신집권을 굳힘에 따른 내부 비판을 달래기 위한 시 주석의 전략적인 움직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블룸버그는 해석했다.
유라시아그룹의 중국 수석 분석가인 닐 토머스는 블룸버그에 “후 부총리가 총리직에 오른다면, 그건 시 주석의 잠재적인 후계자로서가 아니라 권위에 도전하지 않을 약한 2인자로서 존재하길 원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토머스는 “후 부총리는 정책을 집행한 경험이 있지만 체제를 바꿀 정치적 권한은 없다. 시 주석의 거듭된 숙청 속에서도 살아남은 것 자체는 능력이지만, 그건 그만큼 (후 부총리가)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다른 전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당 지도부를 최대한 가까운 이들로 꾸리려고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이 이런 결정을 내릴 경우 한때 그의 보좌관을 지낸 리창 상하이시 당서기가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리 당서기는 올해 상하이에서 수개월에 걸친 엄격한 ‘제로 코로나’ 봉쇄를 감독한 사람으로, 그가 승진한다면 시 주석이 그 무엇보다 충성심을 중시한다는 신호가 신호일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최근 수십년간 중국 총리들은 모두 부총리를 지냈고 정치국원이기도 했다. 후 부총리를 제외하고 그 기준을 충족하는 관리는 단 한명, 현재 중국의 4인자인 왕양(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이 있지만 나이가 많다는 점이 걸린다.
중국 공산당에는 칠상팔하(七上八下) 원칙이 있다. 5년마다 열리는 당 대회 전까지 67세까지는 상무위원(7명), 정치국원(25명)이 될 수 있지만 68세 이상은 은퇴한다는 원칙이다.
청리 브루킹스연구소 존소튼중국센터 소장은 “리창 당서기 같은 사람보다 후 부총리를 (총리로) 임명하는 것의 주요 장점은 공산당의 정치적 통합을 알리는 것”이라며 “시 주석은 통합을 원한다”고 말했다.
다만 후 부총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개혁에 영향을 미칠 능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치컨설팅 업체 세르시어스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알렉스 파예트는 “(중국) 총리직이 너무 약해져서 후 부총리가 그 역할을 맡더라도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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