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엔저 현상과 석유 등 에너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 한국, 미국, 유럽연합(EU) 등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장기 경기 침체로 구매력이 침체한 일본에서는 물가 상승에 따른 경기 악화가 우려된다.
일본 총무성이 2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 제외)는 작년 동월 대비 3.0% 상승했다. 2014년 4월 소비세율 인상(5%→8%)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를 제외하면 1991년 8월(3.0%) 이후 31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일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 연속으로 2%대를 기록했다.
NHK는 “엔저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신선식품을 제외한 식료품이 1년 전보다 4.6% 상승해 1981년 이후 41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라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엔·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달러당 150엔을 돌파해 엔화 가치가 1990년 8월 이후 3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물가에 부담이 되고 있다. 지난해 연말 대비 환율이 30% 넘게 급등하면서 수입 가격이 상승해 식료품, 전기요금, 가스요금 등이 일제히 상승하고 있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 달러 환율은 150.20엔을 기록하며 엔화 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은행(중앙은행)은 27∼28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2022년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7월에 발표한 2.3%에서 2%대 후반으로 올릴 것으로 현지 언론은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물가 상승 악영향을 줄이기 위해 가계와 기업의 전기요금, 도시가스 요금 지원 등의 조치를 포함한 경제 종합 대책을 이달 말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 봄에 가구당 2000~3000엔가량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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