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중앙은행)이 한 달 만에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며 엔·달러 환율이 7엔 가까이 급락했다. 엔화 환율이 32년 만에 152엔에 육박하며 32년 만의 최저 가치를 연일 경신하자 일본 당국이 과도한 움직임에 제동을 걸기 위해 나선 것으로 보인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은 일본 금융당국이 엔화를 사들이고 달러를 파는 환율 개입에 착수했다고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엔화 환율은 21일(현지 시각) 오후 11시 반 이후 미국 뉴욕에서 갑자기 떨어지기 시작해 2시간 정도 지나자 144엔대 중반까지 7엔가량 하락했다.
22일 엔·달러 환율은 이후 소폭 상승해 147.72엔을 기록했다.
간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일본 정부의 시장 개입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대답했다.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전날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은 용인할 수 없다”라며 “외환시장의 동향을 긴장감을 느끼며 주시하는 동시에 과도한 변동에 대해서는 적절한 대응을 취한다는 생각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시장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일본 금융당국은 9월 22일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45.90엔까지 오르자 24년 만에 달러를 팔아 엔화를 사들이는 외환 개입을 했다. 하지만 개입 이후에도 꾸준히 엔화 가치가 하락해 ‘심리적 마지노선’인 150엔 선을 넘기며 제2의 아시아 금융위기 가능성까지 거론되자 재차 개입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서는 올해 들어 30% 가까이 엔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31년 만에 3%대를 기록하고 반기 기준 무역수지가 역대 최대 규모 적자를 내는 등 부작용이 드러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환율 개입에 따른 엔화 가치 상승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본은행이 제로(0)금리를 유지할 뜻을 굽히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대폭 기준금리 인상에 또다시 나설 경우 미일 간 금리 차이가 벌어져 엔화 가치 내림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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