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소 3연임을 확정하면서 사실상 ‘1인 독재’ 시대를 열었다. 중국공산당 최고지도부인 상무위원회 전원을 모두 자신에 충성하는 최측근으로 채우면서 40여 년간 유지돼 온 집단지도체제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은 데다 ‘시진핑 핵심 지위 수호’를 국가 헌법보다 위상이 높은 공산당 당장(党章·당헌) 넣으면서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시 주석은 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폐막 다음날인 23일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에서 발표된 7인의 상무위원 명단 가운데 첫 번째(서열 1위)로 이름을 올려 최소 5년 집권연장을 확정했다. 내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한국의 국회 격)에서 총리로 지명될 서열 2위에 자신의 최측근인 리창(李强) 상하이시 서기를 임명했다. 상무위원에 새로 진입한 서열 5위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 6위 딩쉐샹(丁薛祥) 중앙판공청 주임, 7위 리시(李希) 광둥성 서기도 시 주석의 최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이다. 상무위원에 잔류한 서열 3위 자오러지(趙樂際) 당 중앙기율검사위 서기, 4위 왕후닝(王滬寧) 중앙서기처 서기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과 견제 관계에 있는 파벌인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 리커창(李克强·67) 총리와 왕양(汪洋·67)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전날 공개된 당 중앙위원 205명에서 탈락해 최고지도부에서 퇴진했다. 중국 최고지도부의 은퇴 시점인 68세가 되지 않았음에도 개혁 세력으로 분류되는 두 사람이 강제 축출된 셈이다.
특히 한때 시 주석의 뒤를 이을 차기 최고지도자로 꼽혔던 공청단 출신 후춘화(胡春華·59) 부총리는 23일 상무위원회 진입은 고사하고 24명으로 구성된 핵심 권력 정치국 위원에서도 탈락했다. 시진핑 3기에 시 주석 권력을 견제할 세력이 의 견제 세력이 전멸한 셈이다.
중국공산당은 22일 공개한 당장 수정 결의문에서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양개유호) 등 내용을 삽입하는 것이 당 중앙의 집중통일영도 견지와 강화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두 개의 수호’는 시 주석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 및 시 주석 1인 권력 집중을 뜻하는 집중통일영도를 수호한다는 의미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시진핑 1강(强) 시대가 열렸다”고 평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은 이제 모두 시진핑에 복종해야만 한다”고 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국제협력센터장은 “권력을 독점한 시 주석이 미국에 대해 더욱 공세적으로 나올 것“이라며 “한국에도 ‘미국 편을 들지 말라’는 강압적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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