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적 언행’ 中왕이 승진에…“대만 긴장 높아질수도”

  • 뉴시스
  • 입력 2022년 10월 24일 10시 40분


강경파인 왕이(王毅·69)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정치국원으로 승진하면서 대만을 둘러싼 긴장감이 한층 더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24일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지도부가 왕이를 정치국 위원으로 승격시키며 외교 수장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왕이는 공산당 서열 200위 이내인 중앙위원에서 24위인 이내인 정치국 위원으로 승격했다. 그는 이번 달 69세가 됐다. 68세 이상이 되면 은퇴를 하는 사실상의 연령 제한 관례도 깼다.

왕이는 중앙위원에서 제외된 양제츠(楊潔?) 정치국 위원을 대신해 외사 담당 정치국 위원,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을 공산이 크다.

신문은 그가 “중국의 주장을 따르지 않는 국가에 고압적인 언동을 거듭하며 전랑외교를 현장에서 진행하고 있어, 시 주석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울러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한 시 주석의 공세적 외교 정책인 ‘전랑외교’의 이론적 지주 왕후닝(王?寧·67)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는 유임됐다.

닛케이는 “왕후닝이 그린 이론을 왕이가 실천한다. (시 주석의 집권) 3기에도 ‘2명의 왕씨’가 유임되면서 강경 외교가 계속될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대만 문제에 대한 강경 자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왕이는 지난 9월 유엔 총회에서 “중국 통일의 위대한 사업을 저지하는 어떠한 시도도 반드시 역사의 수레바퀴에 의해 부숴질 것”이라고 미국 등을 강력히 견제했다.

신문은 “왕이의 대만을 둘러싼 발언은 완화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강경한 발언이 대만 정세에 긴장을 고조시킬 전개도 우려된다”고 했다.

이미 강경 외교가 계속된 사례로는 영국 주재 중국 영사관 앞에서 반중 시위를 벌이던 시위대가 끌려가 폭행당한 사건을 들었다.

신문은 “전당대회에서 시 주석의 활동보고는 ‘적대세력에 따른 활동을 엄격히 단속하겠다’고 명기했다. 영사관 직원들이 손타쿠(忖度·구체적으로 지시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알아서 그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행동하는 것) 하며 강경조치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사히 신문도 왕이가 정년 불문율을 깨고 발탁됐면서 “시 주석은 앞으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실현을 목표로 한다. 체제 내에서 다른 이론이 나오기는 어렵다. 대만 문제, 미중 대립 등으로는 강경자세를 나타낼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일본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갈등이 높아질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야마구치 신지(山口信治) 일본 방위연구소 주임 연구관은 마이니치 신문에 시 주석의 새로운 지도부가 “지금까지 (대만에 대한) 압력 노선을 계속하는 것은 틀림없다”고 밝혔다. “다만 현실적 문제로 즉각 침공은 꽤 어려운 게 아니냐”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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