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여객기가 필리핀 세부 막탄공항에서 착륙하던 중 활주로를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악천후와 브레이크 시스템 고장 등의 ‘겹악재’ 속에서 단 한 건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아 ‘기적에 가까운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23일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세부로 향하던 대한항공 KE631편(에어버스 A330-300)이 세부 막탄공항에 착륙하던 중 비정상 착륙했다. 항공기는 활주로를 벗어나 바깥 수풀에서 멈춰 섰다.
사고 사진 등을 담은 소셜네트워크미디어(SNS) 등에 따르면 세부는 천둥 번개 및 거센 바람이 불며 많은 비가 내렸다. 이 때문에 KE631편도 3번의 착륙 시도 끝에 도착 예정시간을 1시간여 지나 착륙했지만, 활주로가 미끄러워 정상 착륙을 하지 못했다. 대한항공은 우기홍 사장 명의 사과문에서 “착륙 중 활주로를 지나쳐 정지했다”며 “현지 항공 당국 및 정부 당국과 진밀히 협조에 조기에 상황이 수습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항공기에는 승객 162명과 승무원 11명이 타고 있었다. 현재까지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상 착륙으로 인해 기체 앞부분 하단 등이 크게 파손됐다. 국토교통부 안팎에서는 현지 기상 상황이 악화된 상황에서 착륙을 시도하던 중 항공기 브레이크 시스템 결함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이 고장 난 상황인 만큼, 현지 공항에 비상 착륙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항공정책실장을 반장으로 한 사고수습본부를 설치했으며, 현지 공관 및 항공사 등과 연락 체계를 구축해 피해 상황을 파악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이 사고로 인해 공항 이용에 차질이 생기면서 세부로 향하는 다른 항공기들은 세부 공항을 우회하거나, 출발 일정을 미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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