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학생들 코로나이후 수학점수 ‘뚝’…49개州 평균 5~8점 ↓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25일 14시 04분


흑인·히스패닉이 백인보다 낙폭 더 커

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미국 학생들의 수학 성취도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도는 조금씩 달랐지만 미 50개주 대부분에서 점수가 떨어졌다.

미국 교육부는 24일(현지 시간) 50개 주(州) 중 유타를 제외한 49개 주에서 4학년과 8학년생을 대상으로 수학과 독해 부분의 전국 학업성취도평가(NAEP) 추가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NAEP는 전국 1만여 개의 학교를 대상으로 격년으로 실시하지만, 올해 검사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올해에는 3년 만에 이뤄졌다. 미 VOA는 “팬데믹이 학업 성취도에 미친 영향을 국가차원에서 처음으로 조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중학교 2학년에 해당하는 8학년의 수학 점수는 500점 만점에 평균 274점을 기록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 비해 8점 내려간 것으로, 평가가 실시된 1969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4학년에서도 평균 241점에서 236점으로 5점 떨어졌다. AFP통신은 읽기 능력은 1992년 수준, 수학 능력은 2003년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진단했다.

기존에 존재하던 격차가 더 확대된 양상도 나타났다. 4학년에서는 흑인·히스패닉 학생들의 점수가 백인 학생들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성취도 상위권 학생과 하위권 학생의 격차도 더 커졌다. 조사를 실시한 국립교육통계센터는 “8학년은 진학을 위한 수학 능력을 키우는 데에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미구엘 카르도나 교육부 장관도 “끔찍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성적”이라며 “지금은 교육을 위한 진실의 순간이다. 이번 성적 하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앞으로 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위상까지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예상과 달리, 원격 수업 기간과 학업능력의 연관성은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에서는 비교적 등교를 일찍 재개했지만 수학 점수가 전국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대면 수업을 가장 늦게 재개한 지역 중 하나인 로스앤젤레스에서는 8학년의 읽기 실력이 오히려 올랐다. 교육매체 초크비트는 “등교기간은 8학년생들의 읽기 점수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미 CNN은 “비대면 수업이 학업성취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기존의 연구 결과와 다소 배치된 것”이라며 향후 코로나19가 재유행하면 교육정책 방향에 혼란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지난해부터 1220억 달러(145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예산을 공교육 지원에 투입하고 있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제대로 쓰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전국이 초등학교·중학교들이 지원받은 금액의 15%도 쓰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NAEP에서 점수가 많이 떨어진 하위 50% 가량의 지역에서는 사용률이 5% 이하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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