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성 프로 보디빌더들이 수십 년간 보디빌딩 업계 주요 관계자들에게 성적 착취를 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5일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제보디빌딩연맹(IFBB) 프로리그 짐 매니언 회장의 아들인 사진가 J M 매니언은 15년 넘게 여성 보디빌더들을 반(半)강제로 압박해 비키니 차림이나 누드 사진을 찍은 뒤 이를 온라인에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IFBB는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는 피트니스 단체다.
피해 여성들은 매니언의 촬영 ‘제안’을 거부하면 프로 대회 출전권을 얻지 못하거나 대회 성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WP에 증언했다. 한 대회 참가 여성은 “매번 대회가 열리는 주말 직전의 누드 촬영 제의를 우리는 ‘목요일 밤의 소나기’라고 불렀다”며 “옷을 얼마나 벗느냐에 우승 확률이 달려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대회 준비를 위해 몇 달 동안 해온 운동과 극단적인 식이요법에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될까 고민한 참가자들은 이 같은 압박에 굴복하기 쉬웠다고 WP는 진단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수영 금메달리스트이자 스포츠 분야 여성 권리 옹호단체 ‘챔피언 위민’ 설립자인 낸시 호그스헤드메이카는 “보디빌딩 대회는 평가 기준이 주관적이어서 심사위원의 영향력이 막중하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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