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핵 전쟁 훈련을 종료했다고 밝혔다. 타스 통신은 “러시아군은 오늘 가상 핵 공격에 대응한 대규모 핵 공격 모의 전략 억지 훈련을 실시했다”며 훈련이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모든 임무가 완전히 완료됐다”며 “발사된 모든 미사일은 목표물을 명중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날 대규모 핵 전쟁 훈련인 ‘그롬’(Grom·우뢰)를 실시했다. 올해 두 번째 훈련으로, 첫 훈련은 우크라이나 침공 닷새 전인 지난 2월19일 진행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궁에서 훈련을 점검했다.
◆육·해·공 3대 핵 전력 모두 참여
타스통신에 따르면 이번 훈련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 핵 폭격기 탑재 미사일 등 러시아의 육·해·공 3대 핵 전력이 모두 참여했다.
서북부 아르한겔스크 지역 플레세츠크 발사 기지에서 이동식 지상 발사 ICBM 야르스(Yars)를 발사했다. 북극 바렌츠해에선 핵추진 잠수함 툴라(Tula)(프로젝트 667BDRM)에서 SLBM 시네바(Sineva)를 쐈다. 둘 다 극동 지역 캄차카에 있는 쿠라 시험장 목표물을 명중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공중에선 Tu-95MS 전략폭격기 2대가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지난 2월에도 비슷한 무기가 동원됐다. 차이점은 SLBM 시네바를 툴라와 동급인 핵 잠수함 카렐리아(Karelia)에서 발사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 2월엔 해상 및 지상 순항미사일 칼리브르(Kalibr)와 이스칸데르(Iskander)를 비롯해 개량형 미그(MiG)-31기가 탑재한 극초음속 차량 킨잘(Kinzhal)과 치르콘(Tsirkon) 등이 포함됐다.
◆“적군 핵 공격 보복” 목표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번 훈련과 관련해 “적군의 핵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전략 핵 무기로 대규모 핵 타격을 가하는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 총참모장은 지난 2월 훈련의 주된 목표는 “적에게 확실한 패배를 가할 수 있는 전략 공격 부대 능력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두 단계로 수행됐다. 먼저 성능을 강화한 잠재적인 전투 무기를 사용하고, 이후 ‘보복 공격’에서 핵 무기 사용을 승인하고 대규모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푸틴, 크렘린궁서 직접 점검
푸틴 대통령은 크렘린궁 상황실에서 모든 훈련 과정을 지켜봤다. 화상으로 쇼이구 장관과 게라시모프 총참모장의 보고를 받았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에도 크렘린궁에서 훈련을 점검했다.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함께였다.
◆나토 훈련 중 진행
이번 훈련은 서방 군사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연례 핵 억지 훈련인 ‘스테드패스트 눈’(Steadfast Noon)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훈련은 지난 17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실시된다.
올해 훈련 본부는 미국의 전술 핵무기가 있는 벨기에 클라이네브로겔 공군기지에 설치됐다. 미국 전술핵무기가 배치돼 있는 유럽 국가는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터키), 벨기에 등이다.
훈련엔 미 전략폭격기 B-52를 비롯해 나토 14개국에서 최대 60기의 전투기가 동원됐다. B-52는 벨기에, 영국, 북해 등 북서 유럽 상공에서 훈련 임무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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