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미군이 ‘하늘 위 암살자’로 불리는 공격용 드론(무인항공기) 리퍼(MQ-9)를 일본에 배치하고 공식 작전에 들어갔다. 리퍼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군은 세계 최고 군용 무인기로 꼽히는 리퍼를 우선 북한 고강도 도발 움직임 및 중국군의 대만해협 동향 정찰에 활용할 방침이다. 미 해군의 로스앤젤레스(LA)급 핵추진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SSN-761·6000t)호도 최근 일본 요코스카항에 도착했다. 미국이 북한에 핵실험을 할 경우 고강도 군사적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경고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 ‘하늘 위 암살자’ 北·中에 경고 메시지
미 공군은 319원정정찰대대가 23일(현지 시간)부터 일본 가노야(鹿屋) 해상자위대 항공기지에서 작전을 시작했다고 26일 밝혔다. 319원정정찰대대는 리퍼 운용 부대다.
일본 규슈 남부 가고시마현 가노야 항공기지는 대만이 있는 동중국해는 물론 한반도와 가깝다. 가노야 기지에서 평양은 약 950여km 떨어져있다. 리퍼의 항속거리(5900km)와 무장능력 등을 감안할 때 북한 지역 대부분이 작전 범위에 들어간다.
길이 11m, 날개폭 20m인 리퍼는 고도 약 7600m 상공에서 이동해 상대편이 식별하기 어렵다. 레이저 유도 헬파이어 미사일 14발, 레이저 유도 폭탄 2발, 스팅어 공대공 미사일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완전 무장상태에서도 14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최첨단 관측·표적 확보 장치(MSTS) 등으로 표적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위험인물 제거 작전에 쓰여 왔다. 2020년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제거에도 활용됐다. 미 공군은 리퍼를 북한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도발과 중국군의 대만해협 침공 준비 움직임 정찰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군 관계자는 “리퍼는 적국 수뇌부나 테러조직 지휘부의 제거(암살) 작전에 주로 투입된 점에서 북한도 관련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리퍼는 일본에 1년간 배치될 예정이지만 한반도와 대만해협,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에서 중국군 정보 수집을 위해 영구 배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군은 2020년 중국을 겨냥해 처음으로 리퍼를 투입한 훈련을 진행했다.
● 美 “北 7차 핵실험 대응 수단 많아”
미 7함대도 25일 핵추진공격잠수함 스프링필드가 18일 요코스카항에 기항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미 해군이 이례적으로 주요 확장억제 전력인 핵공격잠수함의 한반도 인근 전개를 공개한 것은 북한에 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사거리 3100km 토마호크 미사일 수십 발을 탑재한 스프링필드는 동북아 해상 어디에서 쏴도 북한 전역 핵심 표적을 몇 m 오차로 타격할 수 있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한다면 우리에게 동원할 수 있는 많은 수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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