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리포트]2022 서울헬스쇼〈4〉해외 생활체육은
공원에 ‘日 스포츠의 날’ 맞아 운동 이벤트 즐기는 시민 가득
체육시설엔 주말마다 각종 대회
중학생 3명중 2명 운동부 활동… 대회 출전보다 건강 위해 취미로
《한 주에 한 시간은 운동하고 어렸을 때부터 팀 스포츠에 참여해 리더십과 단합을 배운다. 비만 치료에 정부가 힘을 보태며 자전거 타기를 정책으로 지원한다. 일본 미국 오스트리아 프랑스는 운동의 힘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다.》
서울헬스쇼 11월 1일 개막… 생활체육 어떻게
“운동하기 딱 좋은 날씨네요. 준비 되셨죠? 뮤직, 스타트!”
10일 오전 일본 도쿄 고마자와 올림픽공원. 이날 1964년 도쿄 올림픽 기념으로 제정한 공휴일인 스포츠의 날(10월 둘째 주 월요일)을 맞아 도쿄 시민 누구나 참가할 수 있는 ‘레츠 조인 스포츠(Let‘s join sports)’ 행사가 열렸다. 2020 도쿄 올림픽 여자농구 대표 미요시 나호(三好南穗)가 무대에서 “다 함께 체조해요”라며 흥을 돋우자 유치원생부터 노인까지 음악에 맞춰 일본 ‘국민체조’인 라디오 체조로 몸을 풀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금메달 27개로 종합 3위를 차지하며 다시 한번 엘리트 스포츠 강국임을 뽐낸 일본은 생활체육 저변도 세계적으로 단단한 나라다. 일본 정부는 ‘스포츠의 힘으로 적극적이고 활력 있는 사회를’이라는 공식 슬로건을 내걸었다. 스포츠를 통한 활력 있는 사회 실현을 국가 정책으로 추진하면서 국민 건강 증진은 물론이고 스포츠 산업 발전, 지역 활성화, 장애인 복지 강화 등을 목표로 한다.
○ “운동 하고 나면 공부 더 잘돼요”
육상경기장 체육관이 있어 평소에도 운동하는 사람이 많이 찾는 고마자와 올림픽공원에는 스포츠의 날을 맞아 각종 운동 이벤트를 즐기러 온 시민들이 가득했다. 초등학교 3학년 아들과 암벽 등반 체험을 하러 온 회사원 나오미 씨(39)는 “주말마다 아이와 공원에서 운동하는데 오늘은 이벤트를 즐기러 찾았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동네 어디서나 운동복 입은 학생들이 운동기구를 들고 ‘부카쓰(部活·운동부 활동)’ 하러 가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구립 체육관을 비롯한 체육시설에서는 주말마다 학교 운동부가 출전하는 각종 대회가 열린다.
일본 문부과학성에 따르면 남자 중학생 75.1%, 여중생 65.2%가 하나 이상의 운동부에 소속돼 스포츠를 한다. 정규 체육수업 이외에 생활체육 경험이 있는 10대가 26%인 한국과는 비교가 어려운 수준이다.
전국 대회 입상, 국제 대회 출전을 목표로 하는 학생 선수도 있지만 건강을 위해 취미로 운동을 즐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스포츠 저변이 넓다. 올 8월 열린 일본 고교야구 선수권대회(고시엔) 지역 예선에 참가한 고교는 3549개교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등록 고교 야구팀이 90개인 한국보다 약 40배 많다.
도쿄 세타가야구 초등학교 6학년 유쓰키(12)는 매주 2회 방과 후 농구 클럽 활동을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농구 연습을 못 한 지난해에는 ‘선생님, 친구와 농구를 즐기던 일상에 새삼 감사함을 느낀다’는 글짓기로 상을 받았다. 유쓰키는 “농구를 하고 나면 몸이 가벼워 공부가 더 잘된다. 농구가 없는 학교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 ‘주 1회 1시간 운동’ 목표
일본 정부는 주 1회 1시간 이상 운동하는 인구 비율을 뜻하는 ‘스포츠 실시율’을 2026년 70%까지 끌어올리는 ‘5개년 스포츠 기본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스포츠 시장 규모를 15조 엔(약 150조 원)으로 키워 스포츠 관련 산업을 경제 주요 축으로 삼겠다는 목표도 있다.
하기 유미코 도카이대 체육학부 교수는 “스포츠는 건강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정부는 국민이 스포츠를 즐길 환경을 제공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진흥책도 다양하다. 전국 초중고생 대상 체력 테스트에서 학생 85%가 중간 등급 이상을 받게 한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우고 체력 향상 정책을 편다. 스포츠 주무 부처 스포츠청은 스포츠 활동을 적극적으로 촉진하는 회사를 ‘스포츠 응원 기업’으로 지정해 모범 사례로 홍보한다. 올해 스포츠 응원 기업은 623곳이다. 화장품 기업 가오(花王)는 자체 개발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으로 운동을 독려하면서 설정 목표를 달성한 직원에게 상품을 주는 이벤트를 한다.
“고령화사회 日, 운동 친숙하게 정책 펴”
무로후시 日스포츠청 장관
“성별 등 떠나 스포츠 친해지면, 삶의 질 향상되고 의욕 높아져”
“스포츠를 생활의 일부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초고령사회인 일본은 국민들이 젊은 시절부터 운동에 친숙하도록 하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일본의 스포츠 정책을 총괄하는 무로후시 고지(室伏廣治·48·사진) 스포츠청 장관이 14일 도쿄 정부청사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갖고 일본의 스포츠 진흥 정책을 소개했다. 일본 스포츠청 장관의 한국 언론 인터뷰는 처음이다.
일본 육상계의 세계적 스타인 그는 2004년 그리스 아테네 올림픽, 2011 대구 세계육상 선수권대회에서 해머던지기로 금메달을 땄다. 은퇴 뒤 생체역학 박사 학위를 취득해 교수로도 일했다. 이후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스포츠국장 등을 거쳐 2020년 10월 장관에 취임했다.
―일본 스포츠청은 어떤 곳인가.
“2020 도쿄 올림픽 유치 후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던 스포츠 관련 조직을 모아 2015년 출범했다. 국민 건강 증진, 지역 활성화, 경제 발전, 더불어 사는 사회 실현, 국제 교류 강화 등 스포츠의 가치를 최대화하는 게 목표다. 국민 모두가 스포츠를 즐길 수 있게 5년 단위의 스포츠 기본 계획을 마련한다.” ―스포츠는 왜 중요한가.
“마음과 신체가 건강해진다. 스포츠와 친해지면 성별, 연령,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삶의 질이 향상되고 생활 의욕이 높아진다. 그래서 ‘스포츠 인 라이프’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지방자치단체, 경기 단체, 스포츠 산업계 등과 다양한 협력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일본에서는 학교 스포츠를 어떻게 다루나.
“인간의 신체는 20세 전후에 정점에 도달한다. 그 시기에는 적절한 자극을 몸에 줘야 한다. 성장기에 균형 잡힌 운동만큼 중요한 건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운동을 안 하고 마음의 건강 또한 잃은 아이가 많아졌다. 학교에서 충분한 운동 시간을 확보해 내실 있는 체육 수업을 받을 수 있도록 임하고 있다.”
―한국과의 스포츠 교류 계획은….
“2002 한일 월드컵을 공동 개최한 훌륭한 경험은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도쿄 올림픽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 2024 강원 겨울 청소년올림픽,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아경기 등을 통해 더 많은 교류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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