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남편을 향한 공격에 대해 “비열하다”(despicable)고 일갈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민주당 독립 만찬 행사에서 선거 연설을 통해 “좋은 양심을 가진 모든 개인은 정치적 이념과 관계없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정치적 폭력에 맞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펠로시 의장의 남편인 폴 펠로시(82)는 이날 오전 미 캘리포니아주 소재 자택에 홀로 머물던 중 무단 침입한 40대 남성 이비드 데파프(42)에게 둔기로 맞아 머리뼈 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현재 수술을 받고 병원에서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폭행 가해자는 범행 당시 “낸시 어딨어?”(Where‘s Nancy?) 구호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호는 2021년 1월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 불복을 위해 미 의회의사당 무력 점거했을 당시 사용됐다.
펠로시 의장 대변인은 “폴 펠로시가 28일 이른 오전 자택에서 가해자에게 무기로 습격을 받았다”며 “펠로시 의장과 면담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그의 생명을 위협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는 코로나19 음모론을 포함해 소셜미디어상에서 극우 성향을 드러낸 인물로 전해진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취재진에 “극단적인 폭력 행위”라며 공격을 고무시킨 현 정치 풍조를 비난했다. 그는 “분노와 분열로 가득 찬 담론이 즐비한 국면을 보고 있다”며 “지도자라고 주장하는 누구든 자신의 말과 자세의 의미와 영향력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지아주 민주당 상원 후보 지원 현장에서 “분열을 일으키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람들을 분노케 하고 두렵게 만드는 사람들”을 향해 규탄하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유일 방법은 함께 보살피고 투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스콧 샌프란시스코 경찰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의 범행에 대해 “무작위성 아닌 의도적 공격”이라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범인은 살인미수, 흉기 폭행, 절도 및 기타 중범죄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다.
한편 미국 중간선거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에서는 정치인을 겨냥한 폭력의 위험성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다. 미 의회 경찰에 따르면 의원 대상 공격은 지난 2017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해 연간 9000건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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