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사고를 목격한 한 대만 의료진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만 언론 타이완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신을 대만 의사라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대만 대학생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디카드에 자신이 이태원 압사 피해자 다수를 치료했다면서 이로 인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유저는 자신이 친척을 방문하기위해 한국에서 휴가를 보내던 도중 이태원에서 압사 사고를 목격했다면서 당시 술집 밖 길거리에서 사람들이 울부짖으며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는 퍼포먼스라고 치부했다고 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비명 소리는 더욱 커졌고 그제서야 사람들의 절규가 사고로인한 것임을 알아차렸다고 적었다.
이 유저는 자신이 내과에서 일하며 응급치료를 하는 것은 일상이지만, 장비가 없던 탓에 그가 할 수 있는 일이 처음에는 부상자들의 상태를 육안으로 점검하는 것 뿐이라고 했다.
그는 의식을 잃은 피해자들이 맥박이 없을 경우 즉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맥박이 돌아올 경우 의료진에게 인계를 한 뒤 다음 부상자들을 구조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 유저는 자신이 의료진임을 응급대원들에게 알린 뒤에서야 장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혈흉증(가슴 속에 혈액이 축적되는 상태) 또는 기흉(가슴 막 안에 공기나 가스가 차는 상태) 소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ET 튜브(기관지용 튜브)를 삽입했으나 회복한 피해자들은 거의 없었다며 이번 사고로 자신은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의사로서 자신이 생과 사를 오가는 모든 상황에도 침착하게 상황을 대처할 수 있을줄 알았으나 사건 당일 자신은 패닉했고, 여전히 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해자들의 통곡과 신음소리가 아직도 귓가에 들리고, 간간이 악몽에 잠에서 깬다. 청색으로 일그러진 피해자들의 얼굴이 머릿속을 맴돈다”고 호소했다.
앞서 핼로윈(10월31일)을 이틀 앞둔 지난달 29일 이태원에서는 압사사고가 발생해 156명이 숨지고 최소 157명이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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