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4일 독일 대기업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유럽에서 논란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이 경쟁자임을 알고 순진하게 굴지 말라”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맞서고, 대만을 위협하는 중국을 견제하고 있는 서방은 독일이 ‘중국 견제’ 노선에서 이탈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숄츠 총리의 중국 방문에는 폭스바겐 지멘스 등 독일 대기업 수장들도 동행한다. 이를 두고 서방에선 지난달 22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3연임을 확정한 뒤 숄츠 총리가 주요 7개국(G7) 지도자 중 처음으로 방중해 시 주석의 1인 독재를 정당화하는 데 이용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U는 최근 중국을 경쟁자로 규정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EU 정상회의 뒤 “중국에 대한 기술 및 원자재 의존이 위험하다. 의존성을 매우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행보가 서방의 중국 견제 노선에 균열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독일은 또 최근 자국 최대 항만인 함부르크항 확대 개발 사업에 중국원양해운의 지분 투자를 허용해 EU의 반발을 샀다. 도르트문트 반도체 공장을 중국 기업 자회사가 인수하도록 승인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티에리 브르통 EU 산업 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31일 숄츠 총리를 겨냥해 “유럽 정부와 기업들은 중국이 경쟁자임을 깨달아야 하고 중국 투자를 결정할 때마다 순진하게 굴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같은 날 “숄츠 총리가 중국에 투자를 계속하는 건 모순된 것”이라며 시 주석의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를 지지하고 대만을 위협하는 문제를 회담 의제로 포함시켜 시 주석과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독일이 EU의 움직임과 거꾸로 가는 건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중국 견제에 동참했다가 대중국 무역과 투자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독일의 중국에 대한 상품 수출액은 1046억5500만 유로(약 146조6000억 원)로 EU 국가들 가운데 가장 많다. 독일경제연구소(DIW)에 따르면 독일 기업들은 올 상반기(1~6월) 중국에 100억 유로를 투자했다. 미 포린폴리시는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큰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지멘스, 바스프 등은 독일 정부가 중국 견제에 동참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 천연가스 수입을 지나치게 의존했던 독일은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도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해 논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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