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시아파 맹주’ 이란이 적대 관계인 ‘수니파 맏형’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하려 한다는 첩보를 사우디가 입수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전했다. 이날 이스라엘 총선을 통해 ‘반이란’을 주창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재집권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이란과 사우디 간 갈등이 무력충돌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돼 중동 지역의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WSJ에 따르면 사우디 측은 이란이 미군이 주둔 중인 이라크 북부 에르빌과 사우디 내 몇몇 거점을 공격 목표로 삼고 있으며 공격이 임박했다는 첩보를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전달했다. 에르빌은 쿠르드족이 많은 곳이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 의문사한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로 인한 반정부 시위가 거세지자 외부의 적을 공격해 시위 후폭풍을 누그러뜨리려는 의도가 있다고 사우디 정부는 주장했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는 WSJ에 “이란이 공격을 감행하면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며 “사우디와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반정부 시위 발발 이후 미국, 사우디,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서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시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에르빌 등 이라크 북부 지역에 이란 소행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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