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최근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과 잇따라 대규모 무기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미국의 방산업계가 고객을 잃을까 긴장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란드는 지난 7월 K2전차 및 K9자주포 등 총 148억 달러 규모 무기를 발주할 예정이라고 발표했으며 지난달에도 다연장로켓 천무 288문을 구매하기로 결정했다.
에스토니아도 한국에 K9 자주포 18문을 주문했고 노르웨이는 K2 전차를 구매할지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등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현실이 된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 첨단무기를 신속히 확보할 필요가 있지만, 거래를 이어온 미국 방산업계가 주문을 맞출 능력이 안되자 한국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여러 미국 방산업체와 거래하고 있는 한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미 방산업계의 우려가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나 그는 한국이 주문량을 신속히 납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이것은 순전히 한국의 마케팅 공세에 따른 것”이라며 “연말까지 무기를 인도하기 시작하겠다는 것은 야심찬 일정으로 향후 몇 년간 이같은 일관성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이 그들이 약속한 것처럼 무기를 신속하게 인도할 수 있는지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이 자국군에 대한 무기 공급을 늧추면서까지 폴란드 수출용 장비 생산을 우선시하는게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됐다.
조해나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연구원은 “한국 업체들은 단기간에 K2, K9 초도 물량을 폴란드에 인도하는 것을 보면 수요를 충족할 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 같다”며 “한국이 한국군 현대화보다 폴란드의 주문을 우선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일반적인 관행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한국이 약속한 시기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으면 장비 현대화가 시급한 다른 국가들도 한국을 미국에 대한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한국이 K2 전차 800대를 폴란드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하는 등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것도 매력적인 요소라고 평가했다.
미국에서 한국과 유럽의 방산 협력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맥스 베르크만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유럽 담당 국장은 미국이 인도·태평양으로 눈을 돌리는 상황에서 “유럽과 아시아가 동맹을 강화하는 것은 미국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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