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州) 고등학교에서 17명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총기난사 사건 총격범 니콜라스 크루즈(24)가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배심원단은 지난 달, 크루즈에 사형 대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하는 것에 투표했다.
사형을 선고하기 위해서는 12명의 배심원 만장일치가 필요한데, 한 명 이상이 정상 참작 상황이 가중 요인보다 크다고 판단해 종신형을 권고한 것.
지난해 재판 당시 크루즈는 유죄를 인정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해 사과하고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종신형 선고를 요청했다.
크루즈 국선 변호인들은 범죄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생모의 임신 당시 폭음과 약물 남용으로 인한 크루즈의 정신 질환을 고려해달라고 재판부와 배심원들에게 호소했다.
브라우어드 카운티 순회 재판관 엘리자베스 셰러는 선고 전 크루즈의 피해자 유가족들이 법정에서 연설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검찰 요청에 동의했다.
피해자 영양진술로 판결 절차가 시작됐는데, 17세 피해자 니콜라스 드로레의 어머니 아니카 드로레는 “사형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범죄가 얼마나 더 심각해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많은 유가족들은 붉은색 교도소 작업복을 입고 수갑을 찬 크루즈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자 크루즈는 마스크를 벗었다.
17세의 헬레나 램지 어머니인 앰 램지는 그에게 “순수 악 그 자체”라고 일갈했다.
2018년 2월14일 발렌타인데이, 당시 19세던 크루즈는 반자동 소총을 지닌 채 학교로 향했다. 그는 징계 사유로 1년 전 퇴학 처리됐다. 9분만에 17명을 죽이고 17명을 다치게 했다.
당시 크루즈가 정신 건강상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총기를 합법적으로 구매했다는 점에서 총기규제에 대한 논쟁이 촉발됐다.
2018년 3월24일 총기규제에 대한 전국적인 시위가 펼쳐져 150만 명이 모였다. 이는 미국의 엄격한 총기 규제법을 옹호하기 위해 밀집한 최대 인원을 동원한 시위였다.
생존자 중 일부도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해 청년 주도 운동을 펼치고 있다. 크루즈가 쏜 총에 다리를 맞은 사만다 푸엔테스는 크루즈에게 자신이 피를 흘린채 바닥에 누워 있을때 눈 마주친 것을 기억하냐 물었다.
그러면서 그에게 “당신은 AR-15 이라는 멍청한 총기 없이는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17살 남자친구 호아킨 올리버를 잃은 빅토리아 곤잘레스는 “세상이 그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을 보지 못하게 돼 유감”이라며 “나의 정의는 당신이 살거나 죽는데에 있지 않다. 내가 다른 이들은 평생을 가도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을 사랑을 경험했다는 데 있다”고 담담히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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