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8일)가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공화당이 하원은 물론 상원까지 탈환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공화당이 하원 선거 판도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상원 격전지에서 민주당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미국의 매체들은 하원에서 공화당이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상원에서도 공화당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공화당 바람(레드 웨이브)’이 다시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이 중심에는 교외 지역 백인 여성 유권자가 있다.
◆공화 상·하원 동시 장악할까
민주당은 상·하원 중 최소 한 쪽을 계속 장악하려고 하지만 선거 판세는 민주당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1일 미국의 선거 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잇은 현재 민주당과 공화당이 나란히 50석을 차지하는 상원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51%, 민주당이 차지할 가능성은 49%라고 예측했다. 리얼 클리어폴리틱스는 공화당이 54석, 민주당이 46석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이 상원을 장악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파이브서티에잇은 공화당이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19석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공화당의 승리 확률은 82%였다.
공화당 후보 개개인의 인기는 높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기세는 공화당 쪽에 있고 민주당의 패배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그 이유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이 높은 점과 무관하지 않다고 CNN은 분석했다.
여론조사 기관 갤럽이 1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는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갤럽이 중간선거 관련 만족도를 처음으로 조사한 1982년 이후 최악이다.
중요한 것은, 국가의 방향에 대한 만족도가 중간선거 하원 선거 결과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이다. 국가 방향에 대한 만족도보다 불만족도가 높았을 때 여당은 평균 33석을 잃었다. 대통령이 첫 중간선거를 치렀을 때 잃은 의석은 46석으로 더 늘었다. 그러나 공화당의 기세가 올라가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대통령의 지지율과 연관성이 있다. 캘럽 조사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40%로 1974년 중간선거 이후 현직으로는 두 번째로 낮았다. 첫번째 임기의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낮았다. 바이든 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56%로 조사됐다.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와 공동으로 실시해 2일 공개한 조사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40% 초반에 머물렀다. 긍정 평가 41%, 부정 평가 59%였다.
1974년 이후 첫 번째 임기의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낮았을 때 그의 당이 하원선거에서 200석 이상을 차지한 사례는 없다.
바이든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중간선거 여론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묻는 CNN 조사에서 공화당이 51% 민주당이 47%로 집계됐다.
◆교외 지역 백인 여성 유권자 공화당 지지 높아
이번 중간선거에서 흥미로운 점은 교외 지역에 거주하는 백인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공화당 지지율이 높다는 점이다. 이들은 중간선거 유권자들 가운데 핵심 그룹으로 미국 경제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투표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에 따르면 전체 유권자의 20%를 차지하는 이들 그룹은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20%포인트 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민주당과의 격차가 27%포인트 벌어졌다.
공화당의 여론조사관인 토니 파브리치오는 “경제에 대해 이들 그룹의 의견을 반영하면 붕괴라는 표현을 사용해도 무방할 것 같다”고 말했다. WSJ 조사에서 교외 지역 거주 백인 여성의 54%는 미국이 이미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며 74%는 경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들 그룹의 경제에 대한 견해는 WSJ의 이전 조사보다 훨씬 더 부정적이었다. 지난 8월 조사에서는 43%가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졌다고 평가했고 59%는 경제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답했다.
교외 지역 백인 여성들은 민주당이 지난 2018년 중간선거에서 이전 선거에 비해 40석을 더 얻으며 하원을 재장악하는 데 중요할 역할을 했다. 민주당이 얻은 40석이 넘는 의석 중 상당수는 도시가 아닌 교외의 지역구였다.
민주당은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낙태 문제가 이들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줄 것으로 낙관했지만 오판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물가 상승이 34%로 유권자들의 투표 심리를 자극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였고 민주주의 위협(28%), 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결 뒤집기(16%)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교외 지역 백인 여성들은 경제와 인플레이션을 다루는 데 민주당보다 공화당을 더 신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지난 8월 조사때보다 미국 국가 상태와 바이든의 리더십에 더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들 유권자의 85%는 투표에 대한 의지가 매우 강하다고 답해 조사 대상자들 중 가장 높은 그룹에 속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링컨에 거주하는 68세 여성 데이나 지나시는 조기투표로 이미 공화당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는 무당파로 공화당에 투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 나라를 망치고 있다고 느낀다”며 국경 문제와 고물가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지나시는 “수입은 그대로이지만 휘발유 가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올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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