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 민주주의 위험” 상하원 완패 위기에 결집 호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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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선거 ‘민주 vs 독재’로 규정
대선 결과 부정 트럼프 정면 겨냥
“선거 불복은 카오스로 가는 길”
공화당 “대통령이 나라 분열시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2일 워싱턴 유니언역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연설대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엿새 앞둔 2일 워싱턴 유니언역에서 민주당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연설대에 오르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일 “선거 불복은 카오스(혼돈)로 가는 길”이라며 “우리는 뼛속 깊이 미국 민주주의가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중간선거를 엿새 앞두고 상·하원 모두 집권 민주당이 완패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자 이번 선거가 ‘민주주의냐 독재냐’를 결정할 것이라며 막판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독재는 민주주의의 반대다. 한 사람, 한 이념, 한 정당의 지배를 의미한다”며 “전직 대통령(도널드 트럼프)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자신에 대한 충성을 헌법에 대한 충성보다 우선시하고 있다”고 했다. ‘바이든 대 트럼프’ 구도를 민주주의 대 독재의 대결로 비유한 셈이다.

그러자 야당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통합이 필요한 시점에 대통령이 나라를 통합 대신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 바이든 vs 트럼프 구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유니언역에서 “우리는 민주주의의 결정적인 순간을 맞고 있다”며 “미국인은 법치를 지킬지, 암흑 세력이 권력에 대한 갈증을 채우도록 할지 결정해야 한다. 더 이상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역은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이 난입했던 미 의회와 가깝다.

또 지난달 28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남편에 대한 공격을 언급하며 “가해자가 ‘낸시는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이는 폭도들이 의회를 습격했을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단어들”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그러면서 “이들이 2020년 대선이 도둑맞았다는 ‘빅 라이Big lie)’를 반복적으로 주장하는 (전직) 대통령에 의해 광란으로 치달은 폭도들”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간선거 출마자 중 (2020년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이들이 300명을 넘는다. 파괴적이며 미국이 혼돈으로 가는 길”이라고도 했다. 대선 결과를 부정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시 폭력 사태의 사실상 책임자라고 지목한 것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상원 격전지로 꼽히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민주당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중간선거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라며 “정치적으로 반대인 사람을 악마화하는 풍토는 위험하다. 더 많은 이들이 다칠 것”이라고 했다.
○ 공화 “대통령이 통합 대신 분열” 비판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당초 일정에 없었던 긴급 연설이다. 공화당의 하원 승리 예상에 이어 상원 격전지에서도 공화당 바람이 부는 다급한 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낙태권, 대학 학자금 대출 탕감, 고유가 대책 등 정책 의제에 집중하다가 유권자 표심이 공화당으로 쏠리자 2020년 대선 과정에서 내세웠던 ‘민주주의 복원’을 강조하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선거 막판 공화당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선거예측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는 이날 공화당이 상원 선거에서 승리할 확률이 53%로 민주당(47%)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상원 최대 격전지인 네바다,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애리조나 중 공화당이 네바다와 조지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상원 100석 중 각각 50석씩 민주당과 나눠 가진 공화당은 격전지 4곳 중 2곳에서 승리하면 상원 다수당에 오른다. 폭스뉴스는 현재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 애리조나 상원 선거에서도 공화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2%포인트 격차로 따라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중간선거#공화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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