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본투표일(8일)을 닷새 앞둔 3일(현지시간) 우편 투표를 포함한 사전 투표수가 3200만표 이상 집계되면서 2018년 역대급 투표율을 보였던 직전 선거와 비슷한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NYT는 “미국의 투표 행위가 코로나19 대유행 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제기된 2020년 대선 불복 사태 이래 미지의 영역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대선 직후 텍사스, 조지아,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공화당 주에서는 사전·우편투표 기간 단축, 유권자 신분증 요구 강화, 카운티당 투표함 개수 제한 등 투표법 개정에 나섰고 ‘투표 억압’이라는 민주당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부 주에는 이미 도입됐다.
이처럼 미국은 주마다 사전 투표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우편 투표’는 가장 보편적 방식이다. 캘리포니아, 콜로라도, 하와이, 네바다, 오리건, 유타, 버몬트, 워싱턴 등 8개주는 모든 등록 유권자 대상 우편으로 투표용지를 보낸다. 일부 주는 사전 신청자만 투표용지를 발송한다. 소수 주에서는 투표소에 가지 못하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때에만 우편 투표를 허용한다. 아울러 대부분 주에서는 사전 투표기간 내 자유롭게 투표할 수 있지만 앨라배마 등 일부 주에서는 사전 현장 투표는 불가하다.
신문은 “더 많은 미국인이 사전 투표와 우편 투표에 참여하고 있으며 많은 공화당원은 직접 투표와 우편 투표를 피하고 있다”며 “이 같은 흐름은 기존 전통적 투표 모형과 뒤바뀐 모습이며 선거 전문가와 정치 정보원들은 올해 사전 투표수에 대해 지나치게 집중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했다. 다만 “그러나 여전히 모두가 그 숫자에 깊게 파고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민주당은 ‘사전 투표’, 공화당은 ‘당일 투표’가 각자 선거 지형에서 유리하겠다고 판단해 지지층에게 독려해왔다. 다만 이번 선거에서 이 같은 전통적 전략이 꼭 맞아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애리조나 사전투표율을 보면 공화당(45%)이 민주당 (39%)보다 앞섰으나 민주당에 패했다. 올해는 지난 2일 기준 민주당(39%)이 공화당(33%)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준 사전투표 분석 결과 공화당은 전반적으로 플로리다, 네바다와 같은 초접전 경합 주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주인 캘리포니아 등에서 직전 선거보다 높은 사전 투표율을 보이며 전국적으로 더 나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민주당 역시 팬실베이니아, 애리조나 등 주요 상원의원 및 주지사 선거가 치러지는 주에서 2년 전보다 비슷하거나 더 높은 사전 투표율을 기록했다.
조지아주의 경우 사전 투표 정보에 정당 등록을 기재하지 않기 때문에 어느 쪽이 유리한지 구별이 어렵다. 다만 조지아 사전투표율은 올해 예비선거의 기록적인 속도와 같이 급증하고 있다. 이날 인구 조지아 등록 유권자 가운데 210만명이 사전 투표를 마쳤는데 이는 2018년 사전 투표수 180만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블레이크 마스터스 애리조나주 공화당 상원의원 후보는 전날 오후 카리 레이크 공화당 주지사 후보와 함께한 행사에서 “사전 투표와 사전 직접 투표를 추천한다”며 “선거 당일 직접 투표하는 것만큼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화상으로 미국 투표 시스템 보안에 대해 근거 없는 문제를 제기하자 마스터스 후보는 “선거 당일도 좋고 사전 투표도 좋다”며 “단지 여러분이 직접 나가서 투표만 하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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