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86·사진)이 3일(현지 시간) 인구의 약 70%가 이슬람교도인 바레인을 방문하자 가톨릭계에선 이 같은 기대가 나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교황은 이날 현직 교황으론 처음 바레인을 방문해 국왕 주최 환영 행사에 참석하는 등 3박 4일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방문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뒤 39번째 해외 여행이다. 하마드 빈 이사 알-할리파 바레인 국왕의 초청을 받은 교황이 가톨릭과 이슬람 세계의 유대를 개선한다는 취지로 응하면서 성사됐다.
무릎이 불편한 교황은 이날 휠체어를 타고 사키르 왕궁 입구에 도착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국왕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날 하마드 국왕은 “바레인은 모든 종교인이 자신들의 예식을 치르고 예배당을 세우는 자유를 보호한다”며 “몇 년 전 국가가 발표한 선언에 따라 종교적 차별을 거부하고 폭력과 선동을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관용이 승리하는 우리의 공통된 목표를 재확인하고자 한다”고 했다.
인구가 170만 명인 바레인은 전체의 70%가 이슬람교도다. 사우디아라비와와 달리 가톨릭 신도 16만 명의 종교활동을 허용하고 있다. 가톨릭 교인은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걸프 지역 최초의 가톨릭 성당인 아라비아 성모 대성당이 1939년 바레인에 세워졌다.
교황은 이날 연설에서 바레인 헌법을 언급하며 “(헌법에 언급된) 이러한 약속은 계속 지켜져야 종교적 자유가 완전해지고 평등한 존엄과 평등한 기회가 각 집단에서 구체적으로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형제에 반대한다는 평소 소신을 밝혔다. 교황은 “나는 생명권을 최우선으로 여기며 이 권리가 항상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처벌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도 생명을 빼앗겨서는 안 되니 이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바레인은 한동안 사형집행을 하지 않았다가 2017년부터 재개했다.
교황은 최근 노동 현장의 열악한 현실을 언급하며 “어떤 곳에서든 노동은 안전해야 하고 인간적이어야 한다”고도 했다. 이는 20일 카타르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카타르에 있는 이웃 국가 출신의 외국인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근로 환경을 지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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