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골수 민주당’으로 분류되는 흑인과 라틴계의 표심이 야당인 공화당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흑인과 라틴계 유권자들의 공화당 지지율이 그 어느 때보다 높게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WSJ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역구에 출마한 연방 하원의원으로 공화당 후보를 뽑겠다’고 답한 흑인 유권자는 17%로 집계됐다. 2018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에 투표하겠다는 흑인 유권자는 8%에 불과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공화당 후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투표한 흑인은 8%에 그쳤다.
전통적으로 흑인 표는 민주당으로 향했다. 2020년 대선에서도 흑인들의 표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에 상당히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라틴계 유권자의 경우 지난 8월에는 민주당 지지율이 공화당 지지율을 11%포인트 앞섰으나 지난달 조사에선 그 폭이 5%포인트로 좁혀졌다.
인플레이션과 미 경제에 대해 우려가 커지면서 라틴계 유권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약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라틴계 유권자들로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28%포인트에 해당하는 표를 더 얻었고, 2018년 중간선거 하원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라틴계 득표율에서 공화당에 31%포인트 차이로 앞섰다.
민주당의 여론조사 담당자로 지난 대선 때 바이든 캠프에서 일했던 존 앤잘론은 “이번 선거는 공화당 후보들이 라틴계 뿐만 아니라 흑인들의 표를 얻어 의회에 진출하는 패러다임 전환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공화당 여론조사 담당자인 토니 파브리지오는 “공화당이 이번 선거에서 흑인과 히스패닉 유권자들 사이에서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는 것은 전적으로 가능하다”고 밝혔다.
WSJ 여론조사는 지난달 22~26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흑인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 오차범위는 ±7.3%포인트, 라틴계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 오차범위는 ±4.9%포인트다.
댓글 0